매일신문

[기고] 맑고 푸른 대구 하늘을 기대하며

'거대한 오염대가 국토의 3분의 1을 뒤덮었다'는 제하의 중국 인민일보 보도가 말해주듯 올해 초부터 중국이 최악의 스모그 대란에 휩싸이면서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이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겨울철 중국발 스모그는 자연현상인 황사와는 달리 난방용 무연탄과 자동차 배출 가스가 주원인으로 각종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우리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이런 중국의 스모그나 미세먼지 오염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으면 경제발전에 따른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 및 공해 문제에 대하여는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만약에 우리도 경제개발에만 몰두하고 각종 오염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면 우리 또한 중국과 마찬가지로 공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도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 및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대구의 경우를 살펴보면 필자가 보건환경연구원에 발을 들여놓은 1987년에만 해도 금호강 하류 지점인 강창교의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가 100㎎/ℓ가 넘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은 강이었으나, 지금은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는 쉬리 등이 살 수 있는 수준인 3㎎/ℓ 정도로 낮아져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물이 깨끗해졌다. 이것은 하수처리시설을 건설하는 등 모두 대구시의 환경 개선을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렇게 노력을 하면 가시적인 효과를 바로 얻을 수 있는 물과는 달리 우리가 호흡하는 대기를 개선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요즘 중국의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나라가 몸살을 앓듯이 대기오염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대기 중의 미세먼지는 1990년대 중반엔 연평균 80㎍/㎥를 웃돌았지만 2000년 후반부터 50㎍/㎥ 이하로 낮아져 지속적으로 공기가 맑아지고 있다.

대기 중에는 미세먼지 외에도 중금속과 일부 유해물질 등이 존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해 대기물질 측정망 중 대구지역의 측정소에서 일부 유해물질이 검출되었지만 그 농도는 외국 기준치와 비교해도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1990년 초에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대기청정학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이슈가 된 것이 캐나다의 호수 중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곳이 수천 곳이고, 이웃 국가인 미국에서 배출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에 의한 산성비가 원인이라고 들었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그 나라의 산업이나 생활 형태에 따라 대기 중에 각종 화학물질이 없을 수는 없다. 더군다나 대기는 기류를 따라 순환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로 인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는 국가와 지자체에서 대기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특히 올해부터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고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규제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수도권 지역에만 한정해 적용해 오던 환경친화형 도료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함유 규제 기준을 전국으로 확대하도록 하는 등 대기환경보전법이 개정되어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분지라는 지형 특성상 공기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이 어렵고, 강수량도 상대적으로 적어 대기 세정 효과도 적다. 이는 대기질 관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치명적인 약점이지만 '국가-대구시-시민'이 삼위일체가 되어 노력한다면 늘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종우/대구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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