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소속 의원 전원 이름으로 대선불복성 발언을 한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자 민주당도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이 이들 두 의원을 포함한 막말 공방의 배후에 문재인 의원이 있다며 문 의원을 정조준하자, 민주당은 두 의원의 발언을 확대하여 해석하고 과잉충성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경질해야 한다고 맞선 것.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배후 조정자로 지목되는 문재인 의원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고, 황우여 대표도 "문제 발언의 진원지로 지적되는 문재인 의원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문 의원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조다. 문 의원의 대변인 격인 윤호중 의원은 "여당이 입장을 밝히라 해서 우리가 입장을 밝힐 필요는 없다"며 여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양 최고위원과 장 의원의 개인 발언도 이어졌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직 제명안 제출은) 정치생명에 사형을 선고해 달라는 검사의 구형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또 "구미에 맞지 않고, 귀에 거슬리면 발언 당사자조차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이유를 대며 인격과 정치생명을 말살하려 하고 있다"며 "사퇴할 사람은 내가 아니고 과격하고 도를 넘은 주장을 한 이정현 수석"이라고 했다. 앞서 이 홍보수석이 양 최고위원을 향해 "언어 살인" "박 대통령의 위해를 선동하는 무서운 테러"라고 한 것에 대한 역공이자, 새누리당이 12일 양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천안에서 충남지역 의원과 당원을 동원해 규탄대회를 열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장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부정선거에 불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새누리당이 '부정 경선의 명백한 수혜자로 지목돼 효력정지 가처분이 신청돼 있음'이라고 적시한 징계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 "징계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새누리당 의원 155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두 의원의 계속된 돌출'독자행동에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이 홍보수석 경질론을 언급하며 역공세를 취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이 수석이 양 최고위원의 발언에 비분강개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고 한다"며 "이 수석이 당장은 '효자손' 같겠지만 장기적으론 긁어부스럼을 만드는 '독손'으로, 박 대통령은 이 수석을 내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트위터에서 '심기(心氣) 수석'이라 규정하며 '민주공화국의 홍보수석이 조선왕조의 내시(內侍)처럼 굴면 곤란하다'고 한 것에 대해 "저는 울먹인 적도 없으며 내시가 아니다"고 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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