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다른 패션센스의 그녀, 비결은 동성로에 있었다

SPA 브랜드 격전기 '동성로'

SPA 브랜드의 대구 진출이 빠르게 늘면서 동성로에 10여 개 SPA 브랜드가 들어섰다.
SPA 브랜드의 대구 진출이 빠르게 늘면서 동성로에 10여 개 SPA 브랜드가 들어섰다.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불황 속에 저렴하게 패션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 SPA 브랜드의 인기 속에 올해는 시장규모가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의 핵심상권인 동성로도 대형매장은 대부분 SPA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14일에는 세계 3대 SPA 브랜드로 통하는 H&M까지 문을 열면서 동성로는 SPA 브랜드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3조원 SPA 시장, 빅3 SPA 브랜드의 선전

올해 국내 SPA 시장 규모는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5천억원에서 5년 만에 6배 성장한 수치다. 전체 패션시장에서 SPA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전체 패션시장에서 SPA의 비중은 2008년 1.8%에서 지난해 9%로 7.2%포인트 높아졌다.

아울러 올해 유니클로'자라'H&M 등 해외 빅3 SPA 브랜드들은 국내 진출 8년 만에 총 1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히트텍, 후리스 등의 겨울 보온의류로 인기를 얻은 유니클로는 글로벌 SPA 시장에서 자라, H&M, 갭에 이어 4위지만 국내에서는 1위다. 지난해 105개 매장에서 5천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6천5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유니클로는 값싸면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옷, 기능성 의류의 이미지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섰다. 유행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해 연령대와 관계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선보여 40, 50대 고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자라는 유행에 민감한 브랜드다. 1, 2주에 한 번씩 매장 제품을 교체하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SPA 브랜드보다 교체 사이클이 빠르다. 그때마다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디자인을 제작해 유통시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좋다. 한국 진출 3년 만인 2010년에는 1천33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2천39억원, 올해는 2천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H&M은 2009년 9월에 한국지사를 설립해 빅3 브랜드 중에는 가장 늦게 한국에 진출했다. 최근 H&M이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이다. 평소 입고 싶지만 너무 비싸서 살 수 없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해당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해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이런 H&M의 콜라보레이션은 한정판이기 때문에 출시 때마다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정판 때문에 타 브랜드에 비해 마니아도 많은 편이다. 옷의 품질 면에서도 유기농 면으로 옷을 제작해 SPA 브랜드임에도 좋은 질을 유지한다는 평판을 얻고 있다.

◆동성로 거리 외국·국내 SPA 브랜드 10여 곳

SPA 브랜드가 점차 지역 시장을 공략하면서 대구에도 많은 SPA 브랜드 매장이 들어섰다. 동성로에는 10여 개의 SPA 매장이 영업 중이다.

동성로에 처음 문을 연 SPA 브랜드는 2008년 유니클로. 2009년에는 자라, 2012년에는 국내 SPA 브랜드 스파오와 미쏘가, 올 7월에는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가 대구 지역 소비자를 만났다. 최근에는 국내 SPA 브랜드도 눈에 띄게 늘었다. 후아유, 톱텐, 에이치커넥트 등이 SPA 격전지 동성로에 자리 잡고 있다.

14일에는 옛 한일극장 건물 1~3층에 H&M도 오픈해 빅 3 SPA 브랜드가 모두 대구에 입성했다. 국내 17번째 매장이자 7번째 신규 도시 출점이다. H&M은 현재 프랜차이즈 시장을 포함해 53개국에서 3천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는 2010년 서울 명동에 첫 매장을 열고 현재 7개 도시에 1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H&M 대구 동성로점은 총 영업면적 2천400㎡ 규모로 매장에는 여성, 남성, 틴에이저, 아동 의류, 액세서리, 언더웨어, 스포츠 등 전체 제품군을 판매한다.

개장일인 14일에는 선착순 300명에게 5천~100만원권 기프트 카드를 무작위로 증정하며 모든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에코백을 선물할 예정이다.

필립 에크발 H&M 코리아지사장은 "패션과 섬유로 유명한 대구에 다소 늦게 진출하지만 최적의 패션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성로에 유명 SPA 브랜드들이 줄지어 들어서는 것은 그만큼 소비력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기존 SPA 브랜드나 신규 브랜드 외에도 제조과정에만 참여하던 의류 브랜드들도 SPA 브랜드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곳이 많아 동성로에서의 SPA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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