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공단 폐수에 물고기 폐사

이달 8일 포항시 남구 포항철강관리공단 1단지 내 공단천이 검게 오염된 채 흐르고 있다. 이날 이곳 일대에서는 수백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된 채 발견됐으며, 경북도 조사결과 철강업체인 T사가 배출한 유해물질이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8일 포항시 남구 포항철강관리공단 내 공단천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 사고는 철강업체 TCC동양이 배출한 유해물질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업체 측은 관련 사고 발생에 따른 포항시의 조사가 시작되자, "공단천 주변의 다른 업체에서 흘러나온 오염물질이 원인"이라며 책임을 떠넘겼지만, 경상북도의 확인결과 업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독물질의 일종이 물고기 폐사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TCC동양에서 나온 최종방류수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락스'로 잘 알려진 차아염소산나트륨이 매우 높은 농도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TCC동양이 폐수처리과정에서 사용하는 물질로, 하천 등에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물고기 폐사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포항시는 TCC동양이 이 물질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별도의 배출기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파악했다. 이 물질은 유독물로 분류돼 있지 않아 눈짐작 만으로 농도를 조절해 폐수처리과정에 쓰고 있다는 것.

포항시는 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관련업체에 강력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TCC동양도 폐수처리 공정을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기존 사람 손으로 이뤄지던 농도조절을 '정량펌프 및 정량탱크'를 통해 정확하게 처리할 방침을 정했다. 정량펌프를 통해 처리된 폐수는 농도측정을 거친 후 방류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같은 사고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하지만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해당업체에 대한 과태료 처분 이외에도 앞으로의 재발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했다.

임영숙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은 "물고기 폐사사고가 조기에 발견돼 원인규명 등이 이뤄져 다행이지만, 지금까지 이런 일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며 "관련 업체의 자정 노력뿐만 아니라 폐수배출사업장에 대한 특별점검 등을 통해 수질 오염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정기관 등의 강도 높은 관리감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TCC동양 관계자는 "차아염소산나트륨 농도가 기준치보다 높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정량펌프 및 정량탱크 등을 모두 설치 완료했고 일부 시행에 들어갔다. 앞으로 설비가동과 관련한 환경문제를 유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