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미화 웬말" vs "오류부분 수정"…시민단체-청송여고 대립

우편향 논란 교과서 채택

8일 오후 청송여고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전교조 경북지부 등 사회단체회원 등이 우편향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며 항의 방문했다. 전종훈기자
8일 오후 청송여고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전교조 경북지부 등 사회단체회원 등이 우편향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며 항의 방문했다. 전종훈기자

청송여자고등학교가 우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을 둘러싸고 위안부 할머니, 전교조 등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청송여고 교장과 경상북도교육감은 교과서 선정의 당위성과 외압 불가 등을 주장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 역사인식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느냐. 일본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 교과서를 철회해 달라.'

8일 오후 2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5) 할머니는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권희(34) 조직국장의 부축을 받으며 학교로 들어섰다. 이날 20여 곳에서 온 취재진이 학교에 몰렸고 이 할머니는 취재진에게 "가만히 있는 나를 왜 또 울리냐"고 울분했다. 이 할머니는 교장실을 찾아 박지학(65) 교장을 만나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교학사 교과서가 역사를 왜곡하고 독재를 미화했다"며 "우리는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그것을 부정한 교학사 교과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종창 청송여고 학교운영위원장

"청송여고는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지 않고 교학사 교과서 선정했습니다."

8일 오전 강종창(47) 청송여고 학교운영위원장이 박 교장을 찾아 "교과서 선정 문제는 반드시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는 것이 원칙인데 운영위원장인 나조차도 모르는 사이에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했다"고 항의했다. 강 위원장은 "반드시 운영위를 열어 운영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교과서를 선정해야 하며 운영위 차원을 넘어 학부모 전체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 위원장은 "이미 일부 운영위원과 의견을 모았고 9일 열리는 운영위원회에서도 '교과서 채택 철회'로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학 청송여고 교장

"개인적으로 교학사 교과서에는 하자가 없다고 생각하며 논란이 된 부분은 모두 수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 시민단체가 청송여고를 찾아 한국사 교과서 철회를 요구했고 박지학 청송여고 교장은 한국사 교과서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교장은 "외부의 압력에는 굴하지 않겠지만 우리 학교 학생과 학부형, 선생님들이 원한다면 논란이 된 교재를 바꿀 수 있다"며 "9일 오전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재검토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또 박 교장은 "교과서 선정과정에서 운영위를 열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학부모에게 동의를 얻어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했다.

◆이영우 경상북도 교육감

"교과서 선정에 있어서 외압은 안됩니다."

이영우 경북도 교육감이 8일 경북도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선정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육감은 "교과서는 전공 교사들의 선택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최근의 획일적 흐름이 있고 교과서 선정은 학교의 권한인데 시민단체 등이 압박으로 선정이 번복되는 것은 문제"라며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들이 지적한 오류를 수정했고 단순히 용어 선택이 잘못된 부분은 교사들이 충분히 바로잡아 지도할 수 있다"고 했다.

청송'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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