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 꿈틀대는 선진국…채권서 주식으로 돈 몰릴 듯

2014 재테크시장 전망

미국이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했고 선진국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새해 재테크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은 선진국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올해 주식시장은 지난해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금리 상승을 유발시켜 채권시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 재테크시장 기상도를 정리했다.

◆채권시장은 '흐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따라서 올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상승은 완만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2014 채권시장 전망'을 통해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올 상반기 급격한 금리 상승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경기 회복과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채권 금리 상승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채권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줄어드는 채권 수요에 비해 채권 공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수 감소와 복지 관련 재정 부담 증가 등이 채권 공급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주식시장은 '맑음'

국내 증시는 새해 첫날부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가 턴어라운드를 하는 시기에는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과 디플레이션 우려 감소, 미국의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 실행으로 채권 투자 매력이 줄고 있다. 올해부터 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점쳐졌다. 올 투자 환경 변화의 핵심인 경기 회복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도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방증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선진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면 양적완화 축소로 국제 유동성 자금이 신흥국시장에서 선진국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신흥국 증시 전망은 어둡다. 또 채권 금리 상승은 부채가 많은 신흥국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 선진국 위험자산 중심의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다. 반면 기초여건이 개선되지 못한 신흥국의 경우 자금유출이 가속화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 경기민감도가 높은 한국 증시가 가장 큰 수혜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양적완화 축소로 점차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선진국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 한 해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상품으로 선진국 주식형 펀드를 꼽았다. 지역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선진국시장이 이머징시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진국 주식 투자 여부가 올 투자자들의 투자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자재시장은 '안개 국면'

원자재 투자자들에게 지난해는 최악의 시기였다. 2000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했던 금값은 지난해만 29% 가까이 떨어졌다. 옥수수'대두 등 곡물 가격도 급락했다. 국제 유가도 큰 틀에서 횡보세를 보였다.

새해 원자재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 원자재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 지난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교차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8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올해 원자재시장이 미국 증시보다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 원자재시장이 비관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올해 금값 전망치에 대해 JP모건은 종전 예상치에서 10% 하향된 온스당 1천263달러를 제시했고 일각에서는 양적완화 축소를 근거로 1천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는 유동성 축소 및 달러 강세로 해석된다. 양적완화 축소는 그동안 금값 하락의 요인이 됐다. 올 상반기 양적완화 축소 시행은 금값 모멘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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