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국가에서 우리나라로 온 반려동물은 겨울나기가 무척 힘들다.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해도 질병에 노출되거나 영양의 불균형으로 힘들어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온도 변화이다. 원숭이와 이구아나, 도마뱀 종류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겨울철에는 반드시 열등을 켜줘 온도를 25~30℃를 유지시켜 줘야 한다. 먹이를 먹은 후 20도 이하로 떨어지면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먹이를 먹은 후 4시간 정도 30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소화를 시키고 대변을 잘 볼 수 있다. 온도가 낮은 경우에는 먹이를 먹고도 웅크리고 있으며, 정상적인 대사활동이 안 되는 경우에는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다람쥐원숭이가 내원했다. 정말 예쁘고 귀여운 놈이었다. 병원식구들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느라고 한참을 진료할 수 없었다. 추위에 떨며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는 원숭이는 등과 배가 딱 붙어 있을 정도로 야위어 있었다. 보호자에 의하면 한 달 정도는 거의 먹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원숭이는 무릎 위에 앉는 등 병원식구들과 금방 친해지는 것을 보니 사람에 의해 길들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식욕이 없고 계속 설사를 해 간단 한검사와 함께 방사선 촬영을 했다. 원숭이는 폐렴으로 인해 치사율이 높다고 보고돼 있다. 열대 지방 원숭이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지내면서 건조한 날씨 때문에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검사 결과 의외의 결론이 나왔다. 폐는 깨끗했고 분변 검사를 해보니 백혈구 중 호중구가 다량 출현하고 작은 간균이 많이 나왔다. 만성적인 장염이었다. 골밀도가 상당히 떨어져 섬유소성골이영양증 진단을 내렸다. 섬유소성골이영양증은 식이 칼슘과 인의 비율이 1이하인 경우와 식이 비타민-D가 부족하거나 자외선 부족 및 낮은 식이 단백질 공급에 의해 발생을 한다고 보호자에게 알려 주었다.
다람쥐원숭이는 중앙아메리카나 아마존강 유역의 열대 지방에 사는 동물이다. 실내온도가 낮아지면 식욕이 떨어지고 과일만 먹으면 단백질 부족으로 골에 문제가 발생한다. 열대지방에서 태어나 우리나라로 온 경우, 첫해 겨울철을 난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만큼 보호자가 특별히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최동학(동인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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