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중국의 항일 유적 복원, 경북의 독립운동 재조명하자

중국 정부가 하얼빈 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세운 데 이어, 충칭(重慶)에 있는 한국광복군 총사령부를 복원하기로 했다. 올해 안으로 새 모습을 갖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옆에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을 이전해 복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충칭 임시정부 청사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은 그동안 음식점과 옷가게로 사용되다가 충칭시의 도심 개발 계획에 따라 철거될 예정이었는데, 이를 복원해 광복군 관련 전시실을 조성한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충칭은 중국이 항일 전쟁 중 내륙의 수도로 삼았던 유서 깊은 도시이자, 우리 임시정부 요인들이 광복 이전까지 활동했던 역사적인 곳이다. 그런데 중국은 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건립하고,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복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한국의 독립운동을 기리는 사업을 잇따라 시행하는 것일까. 물론 우리 정부의 여러 차례에 걸친 요구가 있었겠지만, 일본 아베 정권의 극우적 도발과 퇴행적 역사 인식에 대한 맞대응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중국 내 반일 감정과 한류의 영향 그리고 충칭시 정부의 한국 관광객 유치 등의 목적이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도 있다.

아무튼 중국의 적극적인 일제 만행 고발과 항일운동 재조명 움직임은 일본 우익 세력의 망언과 망동에 미온적이고 단발적으로 대응했던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또한 우리가 기존의 항일 투쟁 현장이나 독립운동기념관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는지 성찰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경북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성지이다. 가장 오랜 기간, 가장 여러 방면에서, 가장 가열하게 항일운동을 펼친 지역이다. 당연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순절자와 독립 유공자를 배출했다.

특히 안동이 그 중심지이다. 안동에 독립운동기념관이 있는 까닭이다. 경북도가 이를 승계하고 확장한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본격화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운영이다. 전시관, 연수원'대강당, 체험학습장(신흥무관학교) 등 늘어나는 시설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학생과 공무원은 물론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북의 독립 호국 정신을 체험하는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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