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교성과 또 묻힐라, 무거운 발걸음…朴대통령 23일 귀국

7박 9일간 인도와 스위스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23일 오후 귀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걸음이 무겁다.

설 연휴를 앞두고 터진 'KB국민카드' 등 카드사의 개인정보유출 사태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데다 귀국을 앞둔 23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퇴설까지 터짐에 따라 인도와 스위스 국빈방문 및 다보스포럼을 통한 '세일즈 외교'의 성과가 빛이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박 대통령의 방미(訪美) 성과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얼룩진 데 이어 방중(訪中) 때도 남재준 국정원장이 NLL 대화록을 전격공개하는 바람에 정상회담의 성과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날 즉각 김 실장의 사퇴설에 대해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오보다"라면서 일축하고 나섰으나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 이날 새벽 스위스에서 귀국길에 오른 박 대통령을 수행 중인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도 "김 실장의 사의표명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의 사의표명은 지난해 연말 자신의 건강악화설이 끊임없이 제기된 데 이어 외아들마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등 개인적인 사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이 순방에 나서기 직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이에 박 대통령이 귀국 후에 보자며 만류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즉각 부인함에 따라 당장 김 실장이 교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장 설 연휴를 앞두고 카드사 사태와 AI 확산 저지에 정부가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서실장 교체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권 안팎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와 AI 등의 '급한 불'부터 끈 후 인적 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소재도 가려야 하는데다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와 차관급 인사도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김 실장을 교체할 경우, 보다 큰 폭의 여권 내부 진용 개편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비서실장은 물론, 이정현 홍보수석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준우 정무수석 등 청와대 진용을 재편하는 큰 폭의 교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기강을 다잡기 위해서는 취임 1주년을 전후한 시점에 비서진 개편을 점치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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