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SNS, 음식점을 들었다 놨다∼

맛집 소개글에 손님 북적, 이벤트도 스마트폰 활용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맛집'을 검색하면 많은 검색 결과를 얻는다. 상당수 음식점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블로그와 SNS를 활용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대구맛집'을 검색하면 셀 수 없이 많은 검색 결과를 얻는다. '수성구맛집' '달서구맛집' '동성로맛집' 등을 두드린다면 쉽게 원하는 맛집과 메뉴를 고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블로거의 음식 취향을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 맛집에 반감이 있는 사람들은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맛있을 확률이 더 높다'는 불평을 하기도 한다.

식당 주인들도 마찬가지다. 블로그와 SNS를 이용해 손님을 끌고 싶어하는 곳도 있지만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는 곳도 적잖다.

◆블로그에 올라오면 손님 '북적'

찜닭 맛집으로 알려진 대구 남구의 한 식당.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서는 이 식당을 소개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포털사이트에서도 이 맛집을 찾으면 수십 개의 글이 검색된다. 또 치즈를 잔뜩 올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사진들도 볼 수 있다.

이 식당은 SNS에 맛집으로 뜨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손님이 SNS에 찜닭가게를 홍보하는 글을 올리고 직원에게 보여주면 1인당 1천원을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하면서부터다. SNS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솔깃한 이런 마케팅을 통해 식당은 맛집으로 소문이 났고 줄을 서서 먹는 풍경이 연출되면서 2호점까지 낼 만큼 대박이 났다.

SNS의 위력은 '전통맛집'까지 바꿔놓고 있다. 50년 전통의 서문시장 인근 한 돈가스 전문점은 최근 SNS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블로그에 식사한 사진과 함께 방문 후기를 작성하면 돈가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카카오톡 친구에게 홍보하거나 카카오스토리 등에 글을 올리면 콜라를 주는 행사다. 이미 맛집으로 유명한 가게지만 SNS를 통해 가게 알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 가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쪽은 '기대했던 만큼 맛있었다'는 반면 다른 쪽은 'SNS나 블로그에 맛집으로 소개될 정도의 맛은 아니다' '과대평가됐다' 등의 반응이다.

◆일부 가게는 블로그 때문에 '울상'

모든 이에게 블로그'SNS 맛집이 반가운 것은 아니다.

타깃층이 아닌 고객들 때문에 단골손님을 잃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중구 한 생고기식당의 70대 주인 A씨는 블로그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지만 블로그를 싫어한다. 얼마 전 블로그에 자신의 가게가 맛집으로 소개된 이후 20, 30대 젊은 손님들이 들끓기 때문이다. 가게의 손님들은 주로 노년층으로 대부분이 단골손님이었다. A씨는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가게가 시끄러워지기만 하고, 노년층 단골손님은 바뀐 가게 분위기 때문에 떨어져 나가 매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달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던 B씨는 블로그 마케팅을 이용하려다 손해만 봤다. 지난해 지인에게 마케팅 전문가를 소개받고 나서 100만원 정도를 들여 블로그 홍보를 시작했다. 유명 블로거들을 고용해 홍보 글을 써주는 식이었다. 실제로 블로그를 본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손님이 늘어났다. 하지만 손님들의 상당수가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사진과 다르다거나 맛이 없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결국 B씨는 블로그 홍보를 중단하고 금전적 손해만 입었다. 블로그가 모든 가게에 적합한 마케팅 수단은 아닌 셈이다.

인터넷에서 영향력이 큰 '파워 블로거'들은 상술만으로 블로그와 SNS를 이용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한 블로거는 "최근에는 상업적인 블로거들이 대거 등장해 이들이 홍보를 해주겠다며 접근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누리꾼들도 예전처럼 블로그나 SNS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과장 홍보는 식당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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