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초단체장 선거 이슈·판세는?] (1)대구 북구청장

서상기의 선택? 요동치는 공천 구도

6'4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각 출마자들 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경선룰,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 여부, 기초단체장 리턴매치 등으로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본지는 3일부터 대구경북 31개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의 판세와 쟁점, 현안을 짚는다.(편집자 주)

(1) 대구 북구

대구 북구청장 선거는 일찌감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종화 북구청장이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가 원천 봉쇄됨에 따라 무주공산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 출마 희망자 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배광식 북구 부구청장과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 간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부 인사들도 출마설이 나돌지만 실제 출마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복잡한 변수

서상기 국회의원(북을)의 거취가 가장 큰 변수다. 대구시장 선거 출마설이 나도는 서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선거 구도는 요동칠 전망이다. 서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면 공천권을 사실상 내놓을 전망이다. 대구시장 선거에 올인해야 하는 탓에 기초단체장 공천까지 신경 쓸 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권은희 국회의원(북갑)이 주도권을 쥐게 된다.

반면 서 의원이 현직을 고수할 경우 공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선으로 대구 중진인 서 의원의 입김이 초선의 권 의원보다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같은 지역에 2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있을 경우 선수가 높은 의원이 공천 국면에서 더 영향력을 발휘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의원 간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 합의에 따라 공천자를 결정해 대구시당 공천심사위에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의견을 제시하면 공천심사위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공천을 해왔다.

반면 합의가 되지 않으면 차선책으로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경선 방식을 두고 후보자 간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통상 대의원 및 당원 참여 경선 또는 전화여론조사 경선 중에서 결정된다.

이종화 구청장의 의중도 변수다. 현직 구청장은 각종 관변단체 등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드러내놓고 지원할 수는 없지만 지역 내 폭넓은 인맥을 통해 물밑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감정싸움'

배 부구청장과 이 의장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배 부구청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39세에 최연소 대구시 경제국장에 승진할 만큼 뛰어난 업무능력을 보였다. 함께 일을 해 본 공무원들은 배 부구청장의 업무 능력과 친화력을 높이 평가한다. 기획력과 추진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10년 전 암으로 고생하고도 완치해 현업에 복귀하는 정신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반면 이 의장은 20여 년간 지역 정치판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백전노장이다. 그동안 국회의원이 3명이 바뀌었지만 살아남는 질긴 생명력도 겸비했다. 정치 경력에 비해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균형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다.

두 사람 모두 능인고를 졸업한 동문이다. 그러나 인생 경력과 개성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치킨게임을 벌이듯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감정싸움으로 살얼음판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두 출마자 간 신경전이 워낙 치열해 두 국회의원이 눈치를 볼 지경이다.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행사에 두 사람을 모두 참석시키거나 아예 모두 불참시키는 등 한쪽 편을 들지 않으려고 고심을 거듭한다. 조만간 배 부구청장과 이 의장이 연달아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두 의원의 참석 여부와 축사 내용에 지역 정치권이 관심을 가질 정도다.

배 부구청장은 "강남은 재생, 강북은 전원도시 형태로 개발하겠다. 고시 동기 중 장관 1명, 차관이 8명일 정도로 중앙부처와도 인맥이 통한다"며 "10여 년 전 주변 도움으로 살아남았다. 남은 인생을 덤으로 생각하고 북구 발전을 위해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살기 좋은 북구, 찾아오는 북구, 일자리 만드는 북구를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3선 대구시의원의 경륜을 살려 북구 발전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공천이 유지되면 응하고 도중에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역 정치권은 선거 룰이 정해진 뒤 수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두 사람 간 우열이 서서히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길영 대구시의원, 이달희 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등도 출마설이 나돌지만 출마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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