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빨리 늙어가는 도시' 대구…노인들 살기도 힘들어져

산업연구원 4개 영역 분석, 도시활력 전국서 하위권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는 대구의 능력이 전국 시'도 중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산업, 보건'복지 분야에서의 활력도 타 도시에 비해 훨씬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산업연구원(KIET)이 4일 발표한 '지역경제의 고령화 대응력 분석'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고령화 문제에 대한 전국 16개 시'도별 대응 수준을 비교'평가했다.

◆고령화 대응력, 대구'부산 전국 꼴찌

'고령화 대응력 지수'는 경제'산업'보건'복지 등 4개 영역에 걸쳐 고령화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대응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총 29개 세부지표를 설정, 각 지표에 가중치를 매겨 산출했다. 4개 영역은 다시 '경제활력'(경제'산업)과 '생활활력'(보건'복지)으로 묶어 평가했다.

영역별 세부지표 사례로 경제는 ▷노동생산성 ▷총인구 대비 대졸이상 인구 비중 ▷생산가능인구 평균 연령 증가율, 산업은 ▷총취업자 대비 R&D인력 비중 ▷고용증가율 ▷취업자 평균연령, 보건은 ▷고령인구 1인당 총요양비 ▷총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중, 복지는 ▷고령인구 빈곤율 ▷총예산 대비 복지예산 비중 ▷여성 1인당 합계출산율 등을 적용했다.

고령화 대응력 종합지수를 산출한 결과, 대구는 2.49점으로 15위를 차지해 부산(1.92점'16위)과 함께 꼴찌 수준이었다. 경북(3점'11위), 강원(2.67점'13위), 전북(2.65'14위) 보다도 못했다. 1~3위는 경기(4.38점), 충남(4.20), 충북(3.78점)이 차례로 차지했다.

대구는 도시활력면에서도 타 도시에 뒤처져 부산과 함께 '쇠퇴지역'이라는 오명을 안았다. 경제활력은 15위, 생활활력은 11위에 불과했다. 4대 영역의 지수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산업연구원 측은 "대구의 경제활력이 낮게 나타난 것은 노동생산성 수준이 전국에서 가장 낮고, 생산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평균연령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년간 고령화 속도, 대구 3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은 이미 고령화지역(고령화율 7~14% 미만)에 접어들었다. 서울'경기와 6개 광역시는 고령인구 비중이 낮은 고령화지역에, 도 지역은 경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고령지역(14~20% 미만) 이상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최근 20년(1993~2003년) 동안의 고령화 진행 속도를 지역별로 비교하면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표 참조) 고령인구 비중은 서울과 6개 광역시의 모든 지역들이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아 '빨리 늙어가는 도시'로 전락했다. 부산의 고령인구 비중은 20년 만에 3.7배나 증가했고, 서울과 대구도 2.8배, 2.7배나 늘어났다.

보고서는 16개 시도별 고령화 대응력 지수의 양극화가 뚜렷하며, 향후 지역 간 격차는 더 벌어져 고착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산업연구원 측은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와 취업자 평균연령 상승은 소리 없는 재앙이다.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하고 혁신활동 강화와 외국인을 포함한 창의인재 육성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투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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