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의 '제3지대 신당' 창당 작업이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창당 시점(3월 말이냐 아니냐)과 창당 방식(신당 창당 후 새정치연합 구성원의 개별 입당이냐, 민주당도 해산 후 개별 입당이냐 아니냐), '5대 5' 원칙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126석 대 2석이란 의석 차를 감안해 공천을 배분할 것인가 아니면 합의한 원칙대로 반분할 것인가) 등을 놓고 양측은 맞서고 있다.
이는 처음부터 예상됐던 것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합당 논의에 들어가면 이런 문제 이외에도 많은 이해관계가 부딪칠 것은 분명하다. 정당은 권력 획득이란 목적을 구심점으로 한 이익집단인 이상 합당 과정에서 이해의 충돌은 당연한 수순이다. '제3지대 신당'이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정치집단의 하나가 아니라 새정치연합이 표방한 대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당'이 되려면 상호 그런 이해 충돌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는 특히 안철수 의원의 정치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다. 창당을 통한 민주당과의 합당 선언으로 안 의원의 '새정치'는 일단 빛이 많이 바랬다. "선거 연대는 없다"던 대(對)국민 약속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약속이 지켜지겠느냐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안 의원 측은 "그럴 바에는 정치를 그만둔다"고까지 했다. 정치는 생물이고 현실이라는 사실을 처절하게 깨달은 것이다. 반면 안 의원은 진정성과 신뢰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이런 약속 위반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해 대권을 노리는 잠룡(潛龍)으로 다시 자리매김하려면 민주당과 합당을 성공적으로 이뤄내 국민이 정권을 안심하고 맡기고 싶은 정당을 만들어내야 한다.
대선 이후 민주당의 거듭된 헛발질로 야권의 힘은 많이 약화되어 있다. 이는 여당의 독주를 막을 대안 세력의 부재라는 점에서 한국 정치 발전의 가장 큰 저해 요인이다. 새누리당이 지지율에서 계속 앞서고 있지만 이는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야당이 잘못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이란 측면이 강하다. 이는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야당이 얼마든지 살아날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제3지대 신당'이 건전한 대안 세력에 대한 국민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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