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디시티 대구 성과와 과제] <상>의료서비스 개선하자

병원 아닌 환자 중심 의료대응 체계 '대수술'

대구 메디시티 성공의 밑거름은 대구경북 환자들의 수도권 병원 유출을 줄이는데서 시작한다. 이를 위해선 환자들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하는 친절 서비스가 절실하다. 매일신문 DB.
대구 메디시티 성공의 밑거름은 대구경북 환자들의 수도권 병원 유출을 줄이는데서 시작한다. 이를 위해선 환자들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하는 친절 서비스가 절실하다. 매일신문 DB.

대구는 의료기술은 서울에 뒤지지 않지만, 서비스 친절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역 일부 대학병원의 과밀화가 심각한데다, 서울 대형병원들의 경쟁적인 규모 확대로 환자들이 서울로 유출돼 지역 병원들이 불리해진 면도 있다. 지역 병원들의 의료서비스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 취약분야 의료서비스 개선에 집중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연보에 따르면 2012년 지역 환자의 역내 진료비율은 92.3%, 환자 유입률은 14.6%로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중증질환은 서울 대형병원으로의 유출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시티 의료서비스 개선위원회 김준식 위원장(동산의료원 소아과)은 "대구의 유망한 성장동력이 의료산업이다.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에 관심을 두고 환자들이 서울로 유출되는 것을 줄이고, 나아가 타 지역 환자들이 대구로 모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그동안 취약분야로 여겨졌던 응급실 과밀화, 심야'공휴일 진료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응급의료 네트워크 확대와 야간'공휴일 소아 진료병원 지정제, 심야'365일 약국운영제를 시행한다. 시민들 가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치매 조기검진을 위해 치매조기발견 및 맞춤형 치료를 지원한다.

메디시티 의료서비스 개선위원회는 우선 대형병원 의사들을 대상으로 환자와 의사 간 신뢰관계를 높이기 위한 '베스트 닥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의사들의 진료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 개선점을 찾아나가는 프로그램이다. 병원 근무자에 대한 맞춤형 교육으로 고객만족 마인드도 높여 나간다.

고객만족도의 객관적인 조사와 평가기준을 마련해 매년 고객만족도 개선지표로 활용하고, 평가결과가 우수한 병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시민 모니터단도 운영한다. 모니터단은 입원'외래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의 불편한 점, 칭찬할 일 등을 조사하고, 제도나 시설개선 아이디어를 발굴해 정책에 반영한다.

◆병원 간 협업사업으로 경쟁력 높인다

의료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려면 지역 병원 간의 협업도 필요하다. 대구 의료계가 매월 운영 중인 메디시티 협의회는 병원 간 협력의 대표사례다. 3년 전 탄생한 이 기구는 지역의 5개 대형병원은 물론 의사, 약사, 간호사, 한의사 등 보건의료 관련 단체의 수장들이 참여하는 협의회로 국내 어느 지역에도 없는 조직이다.

협의회는 수도권 병원들이 자본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쟁을 벌여 나가는 가운데 지역 병원들이 합심해 '메디시티 대구 병원 그룹'으로 뭉쳐 대응하자는 전략을 제시한다. 지역에서 제일 큰 병원인 경북대 병원(칠곡병원 포함 1천319병상)이 병실 기준으로는 전국에서 10위권 수준이지만, 메디시티 협의회 소속의 5개 대형병원을 합치면 4천600여 병상으로 국내 최대 병원인 아산병원(2천680병상)을 넘어선다.

그간 메디시티협의회는 국내 처음으로 의료 서비스 지표와 환자 안전 관리 지표를 개발하는 등 병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체계를 환자 중심으로 전환해 왔다.

한편 다양한 병원 간 협업 사업을 통해 의료기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병원별로 나오는 세탁물을 공동으로 처리, 비용을 줄이는 공동세탁물 처리사업은 그 예다. 공동 IRB(임상윤리위원회)도 구성해 운영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역 병'의원이 가지고 있는 의료정보를 중심병원과 협력병원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교환하는 의료정보교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병원 간 전문 분야 특화, 의료인력 교류, 의료기기 공동 구매 등을 통해 '메디시티 대구 병원 그룹'을 점진적으로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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