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을 중심으로 발전한 경상북도와 한국 컬링이 1990년대 초반 출범 후 20여 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
의성여중과 의성여고를 나온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여자 주니어 컬링대표팀이 5일 스위스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컬링선수권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캐나다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쉬운 은메달이지만 한국이 주니어와 시니어를 포함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이 8위로 선전한 데 이어 주니어 대표팀의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으로 국내에서 부는 컬링 바람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주니어 대표팀이 경기 하기에 앞서 의성컬링센터에는 경북체육회 수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찾아 컬링을 체험하고 선수들의 바람을 들었다. 잇따른 컬링의 선전 소식에 고무된 김 지사가 민생투어의 하나로 의성을 찾은 것이다. 김 지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경북 컬링이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컬링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컬링을 전략적인 특화 종목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부단장을 맡은 김경두 경북컬링협회장은 대통령 초청으로 선수단과 함께 청와대를 다녀왔다. 김경두 회장은 "이제 뭔가 달라진 느낌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컬링이 집중적으로 소개되면서 컬링 팬들이 엄청나게 확대됐음을 느낀다. 정치, 경제계에서 관심을 두는 만큼 컬링이 이제 전국적으로 보급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그동안 고생도 있었지만 어쩌면 컬링 발전은 이제 시작이다. 할 일이 너무 많다. 컬링을 인기 스포츠로 만들겠다"고 했다.
장밋빛 희망을 안은 경북 컬링은 그러나 오랫동안 눈물 섞인 빵을 먹으며 설움을 곱씹었다. 컬링은 1990년대 초반 김경두 회장에 의해 대구경북에 보급됐다. 그는 1994년 경북컬링협회를 출범시킨 후 1995년 개장한 대구빙상장에서 컬링을 보급했다.
문제는 시설이었다. 대구경북에 하나뿐인 빙상장이기에 컬링 대관 시간은 자정 무렵이거나 새벽이었다. 나중에는 경북 소속이라 이 시간대 대관도 쉽지 않았다. 대구빙상연맹 김철수 회장은 "그 사람(김경두 회장)이 대관하려고 대단한 열성을 보였는데, 이제 성공하는 것 같다. 여러 동계 종목이 대구빙상장을 활용하다 보니 컬링은 찬밥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에 김경두 회장은 컬링 전용경기장 마련에 눈을 돌렸고, 컬링협회에서 투자하고 경북도와 의성군의 지원을 받아 의성컬링센터를 건립, 2006년 5월 개장했다. 태릉컬링장(3시트)과 함께 국내 둘뿐인 컬링 전용경기장인 의성컬링센터(4시트)는 국내 컬링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 중인 컬링 선수와 지도자 상당수는 대구경북 출신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대표선수 2명도 경북 출신이다. 소치 대회 여자 대표팀 선발전에서 경북팀인 경북체육회는 현 대표팀인 경기도청을 두 차례 이기고도 최종전에서 져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전용시설 덕분에 경북 컬링은 세계무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냈다. 경북체육회 남자팀은 2002년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와 2003년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2004년에는 경북팀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4강에 올랐으며 2011년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경북체육회 남자팀이 우승, 세계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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