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의법 연구하는 '친절한 교수님'

대구대는 우수 교원 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수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점심 시간을 활용한 강의토론 모임인
대구대는 우수 교원 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수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점심 시간을 활용한 강의토론 모임인 '런치타임 티칭 워크숍'에 참여한 대구대 교수들. 대구대 제공

대구대학교 전산통계학과 최보승 교수는 첫 강의를 시작할 때면 학생들로부터 '서약서'를 받는다. 서약서에는 지각 및 결석 시 처리방안, 지정좌석제, 실습시간 예절 등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지켜야 할 내용들이 적혀 있다.

최 교수는 또 페이스북을 통해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들과 '친구' 관계를 맺고 학생들의 평소 생각을 미리 알아뒀다가 친해지기 위한 대화의 주제로 활용하기도 한다.

최 교수는 "교수와 학생 간, 학생과 학생 간 예의를 지키고 신뢰를 쌓기 위해 서약서나 페이스북 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학생들에게 강의에 충실하라고 말하는 것만큼 좋은 강의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좋은' 강의를 위한 대구대 교수들의 수업 비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대는 새 학기를 맞아 '나의 수업 노하우'자료집을 발간했다. 이 자료집은 최보승 교수를 비롯해 2013학년도 대구대 베스트 티칭 프로페서(Best Teac hing Professor)로 꼽힌 7명의 평소 교육관, 수업 전 준비사항, 학생평가 방법, 교수력 향상을 위한 제언 등을 담고 있다.

사회복지학과 양난주 교수는 "수업은 학생들이 무엇을 새롭게 배웠는지, 무엇이 변화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전원 참여를 원칙으로 모든 학생이 한 학기 동안 한 번 이상 질문, 대답, 발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매시간 수업에 참여한 학생을 기록해 소수 학생에 치우치거나 특정 학생이 소외받는 일이 없도록 배려한다.

실내건축디자인학과 정경숙 교수는 섬세한 수업 지도로 정평이 나 있다. 15주간의 수업계획서를 가급적 세세하게 작성해 미리 학생들에게 알려 주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왜 배우고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정 교수의 모든 수업에는 초등학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알림장이 등장한다. 알림장에는 오늘 배울 내용과 학습 계획, 다음 시간 과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한 줄 격언 등이 적혀 있다.

정 교수는 "교수에게 학생은 최상의 교육 서비스를 받아야 할 고객이라고 생각한다"며 "좀 더 친절한 교수, 좀 더 역동적인 수업을 하는 교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대는 우수교원 양성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매년 10여 명의 교수를 선정해 베스트 티칭 프로페서 상을 수여하고 있다. 또 강의를 촬영해 전문가 분석을 받을 수 있는 '교수법 진단프로그램', 점심 시간을 활용한 강의토론 모임인 '런치타임 티칭 워크숍', 자발적 교수 학습공동체인 '수업 연구회', 신임교수를 대상으로 한 '교수력 향상 프로그램' 등 매 학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민희 대구대 교육개발센터장은 "대부분 교수들은 초'중등 교사와 달리 교수법에 대한 공식적인 훈련 과정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쌓은 노하우도 개인의 수업 공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교수법을 공유해 강의 질을 높이고 대학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