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 부처님을 등에 업고/이상호 지음/북랜드 펴냄
저자 이상호는 팔공산 갓바위 아래가 고향이다. 조부 때부터 대구시 동구 진안동에 8칸짜리 집을 지어 살기 시작했고, 지금도 가족이 계속 살고 있다. 저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팔공산 인근인 동구 백안동에 있는 공산중학교에서 36년간 교사 생활을 했다. 공산중학교의 산 역사다. 태어나서 평생 팔공산 갓바위 곁을 떠나지 않은 셈이다. 여기서 책 제목이 나왔다. 책은 저자의 자서전 형식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그저 저자 개인의 이야기만 풀어놓은 것은 아니다. 일종의 사료(史料) 역할도 한다. 공산중학교와 대구스카우트연맹의 30여 년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가 공산중에서 평교사로 시작해 교장으로 퇴임하기까지, 교사 생활을 하며 바라본 학교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시간 순서대로 기술한 저자의 글과 함께 1970년대 학생들의 팔공산 야영 장면, 신축 본관 건물 및 확장한 운동장 전경, 새로 갖춘 어학실'방송실'컴퓨터실 등 풍부한 사진 자료도 책에 실었다.
그래서 책은 1998년 저자가 교장으로 있을 때 발간한 '공산중 50년사'와 함께 쉽게 읽을 수 있는 학교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4천여 공산중 졸업생들과 책을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저자 인생의 또 한 줄기는 스카우트연맹 활동이다. 저자는 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 2년째 되던 해인 1966년 인연을 맺었다. 공산중 학생 10명을 이끄는 보이스카우트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책은 저자의 스카우트연맹 활동 관련 글과 사진 자료로 페이지를 채웠다. 그중 인상적인 페이지 하나가 눈에 띈다. 1984년 5월 5일 당시 방한 중이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어린이날을 맞아 대구를 방문했다. 이날 스카우트연맹은 교황에게 스카우트 최고훈장인 무궁화금장을 수여했다.
저자는 아침이면 맨손체조를 하고는 집 뒤 산꼭대기, 팔공산 관봉에 좌정하고 있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을 향해 두 손을 모은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고층아파트에서의 부귀와 영화를 꿈꾸지만, 나는 부모님이 물려준 집과 터를 지켜온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고향'이란 어떤 의미일까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구 공산중 교장, 학교법인 공산학원 이사, 한국스카우트 이사'대구연맹장 등을 지냈다. 317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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