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대 임시 이사 체제 학교 정상화의 초석이 되어야

오랜 관선 이사 체제를 극복하고 학교 정상화를 이룬 지 3년도 되지 않아 다시 임시 이사 체제로 돌아가는 대구대를 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은 착잡하다. 재단 정상화 이후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대학 발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지역의 명문 사학으로 발돋움하던 대구대가 어쩌다 또 이 지경이 되었는지 안타까움이 앞서는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 5명 전원의 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7명의 임시 이사를 선임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렇게 되면 대구대는 지난 1994년 2월부터 시작된 17년간의 임시 이사 체제를 끝내고 2011년 7월 정이사 체제가 된 지 2년 8개월 만에 다시 임시 이사 체제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말 7명의 이사 가운데 2명이 공석이 되면서 재연된 구 재단 측과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이 이사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면서 학교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가 공백 상태를 빚어온 데 따른 결과이다. 대구대는 홍덕률 전 총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구 재단 측 이사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이사회가 거듭 무산되며 선출된 총장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또한 학교 예산 인준 및 집행과 대구사이버대 총장 및 특수학교장 임명, 교원 임용과 승진 등 학사 행정이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올 입시에서 전산 오류로 수백 명의 당락이 뒤바뀌는 일이 벌어진 것도 이 같은 사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대구대는 한국 특수교육의 효시를 이룬 이영식 목사와 이태영 초대 총장 부자의 건학 정신이 각별한 대학이다. 그런데 그 후손 및 가족 간 분쟁과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이란 내재된 상처가 재발하면서 오늘의 사태에 이른 것이다. 임시 이사 체제란 이름 그대로 정이사 체제 즉 '학교 정상화'로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대학은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 설립자 가족과 구 재단 측은 과연 학교를 운영할 역량을 갖추고 있었는지 철저히 자성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이사회는 긴급한 사안들을 처리하고 학사 행정을 바로잡아 대구대가 다시 정상화의 길로 가는 초석을 닦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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