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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동에서] 모명재, 보여주기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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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대구 수성구 남부정류장 인근 '모명재'(慕明齋)가 새롭게 단장했다. 모명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조선에 파견됐다가 귀화한 명나라 장수 두사충을 기리기 위해 그의 후손들이 세운 재실로 대구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골로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수성구청은 황량하고 허름한 이곳을 사업비 12억원을 들여 2011년 5월부터 재정비했다. 데크로드를 설치하고 소공원을 조성하는가 하면 일본식 붉은 벽돌 담장도 한식 담장으로 교체하는 등 모명재 일대를 관광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자고로 외국 관광객은 방문한 나라의 역사나 문화와 연계할 수 있는 관광지를 찾게 마련이다. 대구를 찾는 중국 관광객은 갈수록 늘고 있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중국인들과 역사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모명재를 키우기 위한 수성구청의 노력은 높이 살 만하다.

하지만 모명재를 바라보면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모명재를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려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관광객들이 모명재를 찾아 둘러보는 것 외에 그들의 지갑을 열 만한 유인책은 전혀 없다.

관광산업의 목적은 뭐니 뭐니 해도 부가가치를 만들어 지역민들에게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같은 목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중국 상하이에는 한국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상해임시정부 청사가 있다. 이곳은 입장료를 받을 뿐 아니라 건물 안에 기념품 가게도 마련돼 있다. 청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카페 골목인 '신천지'가 있어 청사를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이 술이나 음식을 사먹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

가까이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중구 삼덕동 '김광석 거리'도 좋은 예다. 가수 고(故) 김광석이 중구 삼덕동에서 태어난 것을 기려 만든 이 거리는 최근 대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김광석 거리의 인기에 주변 상가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인접한 방천시장의 음식점이나 술집 등은 연일 북새통이라고 한다. 일부 술집은 예약해야 할 만큼 손님들로 들끓는다. 김광석 거리로 인해 한때 폐업 직전인 상가가 살아나고 마을기업이 생기고 있다.

'관광의 불모지'라 여겨지는 대구에 좀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우리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그들의 지갑을 여는 방안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려면 관광에 대해 볼거리 제공이라는 기본 시각에서 벗어나 경영 마인드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처럼 모명재는 중국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을 수 있는 필요충분 요건을 갖추었다.

이제는 모명재와 연계한 공연이나 음식점, 기념품 등을 활용한 상품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한다. 어떻게 하면 중국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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