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수십억원을 들여 3년간 진행했던 스마트케어 시범사업의 실효성에 대해 전문가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동네의원인 1차 의료기관의 참여가 5곳에 불과한 데다 원격의료 대상자도 28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시범사업에 24억3천만원을 투입했다.
대구경북 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19일 경북대병원에서 '대구시 스마트케어 시범사업 분석 결과 및 원격의료 정책에 대한 입장 발표'를 통해 실제 시범사업에서 드러난 효과와 정부가 원격진료 도입을 위해 홍보하는 내용에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업은 국제규격의 임상시험과 개원의 중심의 원격건강관리 및 원격의료 사업모델 개발, 원격의료 의료수가 근거 마련 등이 주목적이다. 2010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3년간 LG전자 컨소시엄과 SK텔레콤 컨소시엄이 실시했으며, 광역시 중에는 대구가 유일하게 참여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대학병원은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을 비롯해 신촌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 6곳이다. 대구지역 시범사업은 LG전자 컨소시엄이 맡았으며 3년간 24억3천만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원격의료에 참여한 개원의 숫자부터 턱없이 부족했다. 3년여 간 시범사업에 참여한 개원의는 5곳, 집합시설은 경로당 3곳과 장기요양시설 1곳 등 4곳에 불과했다.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도입하겠다는 원격의료의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 셈이다.
동네의원에서 원격의료를 받은 환자도 3년간 28명에 불과했다. 병의 진행을 여부를 관찰하는 원격 모니터링 대상은 경로당 등 집합시설을 포함해 426명이었다. 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고혈압 환자는 25만5천여 명, 당뇨병은 11만5천여 명에 이른다.
대학병원이 원격진료를 통해 임상시험을 한 환자는 당뇨병 환자 417명, 고혈압 환자 440명, 대사증후군 환자 661명 등 1천518명이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는 아예 정부 발표에서 빠졌다.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계명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중정 교수는 "대구시와 정부가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시범 사업을 해놓고 개원의 원격의료 효과를 주장하는 근거로 부풀려 사용하고 있다"면서 "사업 목적이 애매하고 노인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당초 목적과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인들은 각종 스마트 기기를 구입해야 하고 기기 활용법을 익히기 쉽지 않아 질병 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영남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경수 교수는 "원격의료는 장기적인 시범사업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연구를 통해 효과와 비용-편익을 재검토하고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합의한 시범실시 기간 6개월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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