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회 유치에 필요한 '웜업장'을 마련하지 않아 대구시와 시공사 간 법정다툼까지 갔던 대구육상진흥센터가 마침내 문을 연다.
대구시는 21일 오전 10시 대구스타디움 인근에 자리 잡은 육상진흥센터(대구 수성구 삼덕동)에서 김범일 시장과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육상진흥센터는 사실상 지난해 6월 완공됐으나 웜업장을 갖추지 않은 문제로 소송이 진행되면서 정식 오픈하지 않았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육상 국가대표와 상비군 선수들이 시험적으로 시설을 이용했다.
대구시는 대구지방법원의 결정으로 공사대금 미지급금 81억7천여만원 중 60억5천여만원을 시공사인 삼성물산 컨소시엄에 주는 조건으로 소송을 마무리 지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센터에서 200m 거리인 유니버시아드(U)대회 스포츠센터 예정지에 80억원을 들여 웜업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대구시로서는 일 처리를 잘못해 시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대구시는 수익성이 거의 없는 센터 운영권을 정부로부터 넘겨받아 '혈세 먹는' 시설을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센터 운영에는 공무원 등 직원 10여 명의 인건비를 포함해 운영비, 청소 용역비 등 올 한해에만 17억원의 예산이 든다.
특히 실내 육상경기 전용경기장으로 건립돼 사용일수가 많지 않고, 이용자들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시는 이런 점을 고려, 센터의 활용도를 최대화하고 '시민과 더 가까운' 시설로 만들려고 4월말 완공 목표로 트랙 위에 이동할 수 있는 바닥 장치를 깔고 있다. 이 장치가 마련되면 경기나 훈련이 없는 평상시 이곳은 배드민턴, 배구, 농구, 댄스스포츠 등을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로 변신한다.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센터는 국내 최초 실내 육상경기장으로 이름값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만7천40㎡ 부지에 연면적 2만1천577㎡, 지상 4층 규모로 만들어진 센터는 5천 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다. 그라운드에는 200m 트랙 6레인과 60m 허들 트랙, 높이'장대높이뛰기, 수평 도약경기, 포환던지기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센터는 국내외 육상대회 개최뿐만 아니라 육상 경기 전문지도자 양성과 연수 기능을 갖춘 '육상아카데미'로도 활용된다. 대구시는 올 10월 전국실내마스터스육상경기대회와 11월 국제실내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육상진흥센터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당시 대구시가 국제육상연맹(IAAF)에 건립 약속한 시설로, 사업비 725억원(국비 579억원, 시비 146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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