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대게의 미래는 생분해성 그물에 달렸다."
대게의 고장 영덕은 7년 연속 로하스 인증을 받은 곳답게 동해 청정바다 가꾸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덕군은 조업 중 올라오는 해양쓰레기 수매 사업, 연근해 침적폐기물 수거 사업 등을 통해 어자원 보호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이 생분해성 어구 보급 시범사업이다. 다른 수산자원도 마찬가지지만 대게의 경우, 해저에서 서식하는 특성이 있어 기존 나일론 폐그물이나 어구에 걸려 폐사하는 개체 수가 많다. 생분해성 어구는 미생물 작용에 의해 2년 정도 경과되면 바닷속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된다. 장기적으로 연안 대게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생분해성 어구 사용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해양수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영덕군 해양수산과 정제훈 담당은 "예전 우리나라 어민들의 그물 재질은 대부분 나일론이었다. 조업 중 일반 그물의 10%, 통발의 20%가 끊기거나 훼손되면서 연 5만t 정도가 바다의 쓰레기로 가라앉았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대게로 폐그물망에 다리가 한 개라도 걸리면 죽어버린다. 암게나 어린 게들의 피해가 더해지면 자연히 어획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지난 2008년부터 국비와 도비'군비 등을 들여 생분해성 어구 보급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08년 100척에 2만5천 폭을 시작으로 지난해 91척에 3만1천여 폭의 어구가 지원돼 매년 평균 90척 내외의 대게잡이 배들이 생분해성 그물을 보급받고 있다. 140여 대의 대게잡이 어선들이 2년마다 친환경 어구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
시행 초기 어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새로운 친환경 어구에 대한 불신으로 기존 나일론 어구를 고집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게잡이 어민들의 평가는 상당히 호의적이다. '친환경'은 둘째로 치고라도 그물 엉킴이 적어 대게를 잡아 배에서 선별하는 작업 속도가 종전보다 두 배나 빨라졌다.
또 생각보다 튼튼해 예전엔 두 번 쓰고 버릴 그물을 한두 차례는 더 쓴다. 입소문을 타면서 상당수 어민들이 생분해성 어망을 찾는 추세다. 현재 대게잡이 어민들의 95% 이상이 친환경 그물을 쓰고 있다.
김병목 영덕군수는 "청정 해양환경 조성과 대게 자원 보전은 절대 관 주도로 완성될 수 없다. 어민들의 친환경 어구 사용과 함께 가까운 해안가에서부터 쓰레기 투기 금지'되가져가기 등 어업인'일반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경상북도 어업기술센터'수산자원개발연구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 천년의 맛 대게가 향후에도 천년의 맛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생분해성 어구=흙이나 물 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어구. 이들은 땅 속에 묻거나 바다 속에 버려두면 세균'조류'곰팡이 등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저분자화합물이 됐다가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 또는 물과 메탄가스로 변한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