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기초長 공천 '룰의 전쟁' 숨겨진 속뜻은?

'공천 룰' 전쟁이 시작됐다.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기초단체장 경선 룰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지만, 공천 신청자와 국회의원 등 이해 당사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좀처럼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대통령 후보가 합의했던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가 무산되면서 새누리당의 내부 고민이 깊어진 것이다.

대구시당 공천관리위는 국회의원들로부터 기초단체장 경선 방식에 관해 의견을 취합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는 대구 8개 구군 기초단체장은 똑같은 룰을 적용한다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각론에서는 서로 의견이 달라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대다수 의원들은 당원 50%+국민 50%가 참여하는 국민참여선거인단 경선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50%를 두고 국민선거인단이 직접 참여하는 경선을 주장하는 쪽과 전화여론조사로 갈음하자는 쪽으로 갈리고 있다.

경북공천관리위는 조만간 국회의원들로부터 경선 룰에 대해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은 국민참여선거인단 경선을 100% 국민여론조사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현역과 비현역 간 유불리가 급격하게 갈리는 탓에 국회의원들도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원 50%+국민 50%(여론조사)

상당수 국회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안이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원과 국민이 각각 50% 참여해 국민참여선거인단 경선을 통해 기초단체장을 뽑도록 했다. 선거인단 규모는 관내 유권자 수의 0.5% 이상 또는 1천 명 이상이 참여토록 했다. 다만 국민선거인단의 일부 또는 전체를 여론조사로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선거인단 모집에 비용이 많이 들고, 직접 참여하는 인원이 많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국민 참여 대신 여론조사를 실시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구 국회의원 12명 중 8명가량이 이 안을 선호하고 있고, 경북 국회의원들도 상당수가 이 안에 동조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 비현역에게 크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당원 50%는 국회의원들의 입김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 반면 여론조사를 하면 현역 단체장이 도전자에 비해 훨씬 높게 나온다.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비현역 도전자는 이 안을 극도로 반대하고 있다. 비현역 도전자들은 "여론조사는 현역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며 "국민들이 직접 선거인단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 현직 단체장 대부분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당원 50%+국민 50%(직접 투표)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원칙안으로 제시된 형태다. 당원과 국민이 절반씩 참여해 후보자를 뽑는 '상향식 공천'에 원칙적으로 가장 부합하는 안이다. 하지만 국민선거인단 모집이 쉽지 않고 투표 참여도 통상 15% 안팎에 불과해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원칙안이지만 선호도에서는 다소 밀리고 있다. 대구 국회의원 3명이 이 안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현직 단체장들은 이 안에 극도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 참여율이 떨어지는 탓에 국회의원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당원의 입김만으로 후보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는 이유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 안이 선택될 경우 국회의원의 자기 사람 심기로 인식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내심 이 안을 선호하지만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구 서구와 달성군 지역 비현역 출마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국민여론조사(100% 여론조사)

새누리당 당헌당규는 지역사정에 따라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를 국민여론조사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안은 국회의원의 입김이 완전히 배제되고 민심에 따른 후보 결정이 가능하다. 당원 참여가 원천 배제되기 때문에 일각에서 우려하는 금품'향응 선거도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현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당원 참여 배제에 따라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시비도 나온다. 국회의원들도 내심 선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경북 상주와 영양, 울진 등지에서 이 안으로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구 국회의원 중 1명 정도가 이 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