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은 고유의 브랜드 슬로건을 갖고 있다. 'Colorful 대구' 'Pride 경북' 'Hi 서울' 'Dynamic 부산' 'Heart of Korea, 충남' 'Only 제주' 등등. 그런데 국제화 시대를 지향한다는 취지에서 영어 일색이다. '행복한 창조도시 광주' '녹색의 땅 전남' 같은 우리말 슬로건도 있는데 그중에서도 안동의 것이 단연 돋보인다.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다. 비록 정치'경제의 수도는 서울이지만, 정신문화에서만큼은 안동이 대한민국의 중심지라는 대단한 자부심이 배어 있지 않은가.
안동(安東)은 '동쪽의 복된 땅' '고려를 안전하게 한 고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동 지명은 '안어대동'(安於大東)이라는 말에서 '안'(安)자와 '동'(東)자를 따서 유래했다. 서기 930년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 견훤의 전쟁이 한창일 때 안동 지역의 성주인 김선평, 권행, 장길 등 삼태사가 왕건을 도와 크게 공을 세웠다. 왕건은 이에 대한 치하로 당시 고창군을 안동부(安東府)로 승격시켰다. 일찍이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조선반도의 정심(正心)은 영남이고 그 정심의 중앙은 안동"이라고 했다.
안동이 표방하는 정신문화는 '유교'이다. 중국과 일본의 유교가 '박제화' 된 데 반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교의 학문적'문화적 전통이 윤리 및 문명의 핵심적 가치로 작용하는 나라다.
그중에서도 안동은 유교 문화의 원형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곳이다. 안동은 조선시대 가장 많은 문과 합격자(311명)를 냈으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350명)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물질만능주의가 한계상황에 이른 지금, 안동은 21세기를 이끌 새로운 정신문화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구체적 계획으로 최근 '한국정신문화재단'을 발족하고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을 출범시켰다. 그 첫 사업으로 7월 3일부터 6일까지 안동에서 '21세기 인문가치와 유교문화'를 주제로 한 국제 포럼을 연다. 국내외 석학들이 모여 물질주의와 경제논리의 부작용으로 파생된 갖가지 분쟁과 갈등의 해결점을 유교의 성찰적 재조명을 통해 모색하는 자리이다. 경제'경영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다보스 포럼'처럼 안어대동의 고장에서 열리는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이 장차 전개될 새로운 차원의 인류 미래의 패러다임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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