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매니저가 아니라 제대로 된 부모 역할을 해야

가족 구성원에 대한 인성교육이 씨가 말라가는 가운데, 가정 내에서 빚어지는 폭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2012년 한 해 빚어진 아동학대는 6천403건. 이 중 대부분이 혈육인 부모에 의해 자행됐다. 이런 아동학대는 더 이상 '훈육의 잣대'가 아니라 범죄로 규정되어 엄격한 법 적용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법 적용으로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예방하지는 못한다. 자칫 부모의 도리, 부모의 역할에 대한 기본 다지기를 방치하다가는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망사건과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사망사건뿐 아니라 대구에서 터진 20대 아빠의 두 살배기 아들 살해사건이 언제 또 터질지 모른다.

부모들의 관심이 지나치게 성적을 따지는 교육열로 표현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초 저출산 시대를 맞아서 대부분 외동딸이나 외아들을 응석받이로 키우는 것도 문제이다. 자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들어주고, 편하게 키워주려는 풍조 때문에 가정에서 스스로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인내심이나 남을 위한 배려심, 상대방을 위해서 헌신하는 봉사심 등을 체득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학교에서도 모두 응석받이로 자란 탓에 앞장서서 청소하려는 친구를 찾아보기 어렵고, 심지어 교실을 청소하려면 빗자루를 먼저 들어야 하는지 걸레를 먼저 밀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젊은 교사들까지 같은 입장이다. 가정에서 배우지 못하니 사회나 학교에서 툭하면 폭력이고, 왕따이고, 싸움질이 끊이지 않는다.

이제 지역사회가, 나라가 부모 도리를 다시 가르쳐야 한다. 이제 부모는 자녀를 출세시키기 위한 매니저 역할이나 내 소유물처럼 마구 부리다가 안되면 폭력을 행사하는 폭군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자금'정보'기동력으로 자녀와 함께 뛰는 '뛰모'나 이를 제대로 못 해준다고 자식들 눈치나 보며 슬슬 기는 '기모'가 사라지고, 부모에게는 효도를, 어른에게는 공손함을, 이웃에게는 자애롭고 너그럽게 대하는 사람의 기본을 다할 수 있다.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자녀로 키우려는 부모의 역할, 막중하고 또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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