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래 산업 3D 프린터, 대구 기업이 일냅니다

양산 시작한 '애니웍스'와 로봇업체 '스맥' 주목

대구 서구 이현동에 있는 (주)애니웍스는 3D프린터기 제작업체다. 애니웍스 차전호(왼쪽에서 두 번째)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게임 피규어의 3D모델링 화면(왼쪽)과 이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3D프린터기(오른쪽)를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서구 이현동에 있는 (주)애니웍스는 3D프린터기 제작업체다. 애니웍스 차전호(왼쪽에서 두 번째)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게임 피규어의 3D모델링 화면(왼쪽)과 이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3D프린터기(오른쪽)를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3D(3차원)프린터는 3D모델링 소프트웨어로 입력한 도면으로 물품을 만들어내는 기기다. 3D프린터는 플라스틱 실 등의 소재를 종이보다 얇은 층으로 겹겹이 쌓아 입체 형상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제3차 산업혁명'을 이끌 꿈의 기술로 불린다. 이 기술이 보편화되면 아이디어를 물품으로 만들어내는 일이 쉬워진다. 미국의 타임지는 이 기술을 '10대 고속 성장 산업'에 포함시켰다.

대구도 이 3D프린터 산업에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 3D프린터기 제작에 성공해 최근 양산 체제에 들어간 '㈜애니웍스'(Anyworks)와 대구테크노폴리스에 공장을 설치하는 로봇'공작기계 기업 '스맥'(SMEC)이다.

◆애니웍스

"애니웍스(Anyworks)는 '아무것이나 만들어낸다'는 뜻인데, 3D프린터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대구 서구 이현공단에 자리 잡고 있는 애니웍스는 국내 몇 안 되는 3D프린터기 제작업체다. 이곳 차전호(44) 대표는 2000년 초반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기를 만드는 일을 시작하며 기술을 쌓아 2007년 애니웍스를 설립했다.

"총기 게임 같은 오락실용 기계를 만들어 일본 세가, 아틀라스 같은 기업에 납품했어요. 그런데 이 게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신경 쓸 게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오락실용 기계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에는 금형 제작 등으로 매번 적지 않은 돈이 들었다. 또 시제품 제작을 다른 가공업체에 의뢰하다 보니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아이디어가 유출될 위험도 컸다. 그런 고민이 쌓여갈 즈음 3D프린터기를 알게 됐고, 3D프린터 기술 특허가 풀린 2010년 본격적으로 3D프린터기 제작에 뛰어들었다. 차 대표는 "3D프린터기를 써보니 제품 제작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제조업 분야에서 3D프린터는 분명히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14일 찾아간 애니웍스 공장에서는 이 업체가 개발한 3D프린터기, '파인봇'(Finebot'좋은 로봇)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차 대표는 이 파인봇을 만드는 데 3년여를 투자했다. 보통 3D산업 분야가 3D제품의 재료를 만드는 소재기술, 3D도면을 그리고 입력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3D프린터기 자체를 만드는 하드웨어 기술로 나뉘는데, 애니웍스는 이 3가지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애니웍스 공장 한쪽에는 가느다란 실 모양의 3D프린팅 소재들이 가득 차려져 있다. 이 소재들은 옥수수 전분이나 나일론, 플라스틱, 우레탄 같은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이 소재들을 미리 입력한 도면에 따라 층층이 쌓아서 물건을 만들어내는 게 3D프린팅이다.

차 대표는 "이 소재들을 국외에서 구매하면 1㎏당 30만~70만원은 하는데 자체 개발로 단가를 확 낮췄다"고 말했다.

애니웍스의 기술력은 이미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3D프린팅 제작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TPC메카트로닉스라는 기업으로부터 투자까지 받았다. 이 TPC메카트로닉스는 올해 2월 서울 코엑스에서 기계부품전시회를 열고 애니웍스의 파인봇을 선보였다.

이곳에서 3D프린팅으로 만들어내는 제품들은 그야말로 '주문하는 대로'다. 문 손잡이 제작 업체, 성형외과, 모델하우스 제작 업체, 치과, 대학 창업보육센터 등 다양하다. 차 대표가 보여준 치아 틀은 임플란트나 치아교정 전에 치아 배열 형태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물품이다.

애니웍스는 최근 파인봇의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총 200대의 주문이 들어와 한창 제작 중이다. 3D프린터기 가격은 대당 265만원(부가세 별도)이다. 차 대표는 "앞으로 3D프린터기 제작업체가 늘면서 이 시장도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며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고, 더 정밀한 3D프린터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스맥

스맥은 20여 년의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작기계, 반도체 장비, 로봇 제품을 생산해 국외에 수출하고 있다. 스맥은 최근 대구시와의 협약을 통해 테크노폴리스 내에 약 2만3천925㎡의 부지를 확보, 기존 로봇 사업과 공작기계 사업을 융합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대구테크노폴리스 부지 내에선 스맥이 생산한 공작기계를 활용해 제조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국내 제조업에서 공작기계 활용률이 가장 높은 분야로는 자동차산업이 꼽힌다. 직접 제조품을 생산하게 되면 공작기계와 제조품의 품질을 동시에 개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전망이다.

스맥 역시 3D프린터 기술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스맥 관계자는 "최근 3D프린터의 등장으로 산업 재가공에 혁신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맥도 이와 관련한 방식을 통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맥은 레이저 열처리 장비를 개발해 삼성전자에 납품했으며,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이저 클래딩 장비'를 개발했다. 레이저클래딩은 금속 부품의 원상태를 3D 상태로 컴퓨터에 입력시켜 마모된 금속부품을 재건하는 방식이다. 사용 연수가 지난 금형을 복원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스맥 측은 "대구테크노폴리스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은 스맥의 미래가치를 늘리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