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장 경선 국회의원 '특별주문' 없을 듯

D-1…"오더=기득권" 반발 우려, 분위기상 개입 어려워

세월호 참사로 연기됐던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말을 맞아 각 후보들도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위로하며 한편으로 표밭갈이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헌화하는 조원진 의원, 노란 리본을 단 서상기 의원,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이재만 예비후보, 촛불 들고 추모하는 권영진 예비후보(오른쪽부터 기호순)가 경선 중에서도 새누리당 상징인 붉은 옷을 입지 않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조원진 의원, 이재만
세월호 참사로 연기됐던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말을 맞아 각 후보들도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위로하며 한편으로 표밭갈이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헌화하는 조원진 의원, 노란 리본을 단 서상기 의원,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이재만 예비후보, 촛불 들고 추모하는 권영진 예비후보(오른쪽부터 기호순)가 경선 중에서도 새누리당 상징인 붉은 옷을 입지 않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조원진 의원, 이재만'권영진 예비후보는 26일 대구 두류야구장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생환 및 희생자 추모법회'에 참석했다. 서상기 의원은 행사 참석 대신 사무실에서 조용히 내방객들을 맞았다.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을 하루 앞두고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특정후보 지지를 우회적으로 지시하는 이른바 '오더'를 내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오더 없는 경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공천폐지 약속을 저버린 대신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을 공언한 상황에서 국회의원의 직접적인 경선 개입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세월호 참사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대구시장 경선은 과거와 같은 일사불란한 오더 없이 자유투표로 치러질 공산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달 12일과 14일 각각 열렸던 울산시장과 경남도지사 경선에서 오더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전례도 작용했다.

지역 정치권의 의견을 종합하면 28일 오전 현재까지 국회의원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의중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대구시당위원장과 이종진 국회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끝까지 중립을 지킬 것"이란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국회의원들은 경선후보들이 당원과 대의원들의 밑바닥 '당심'까지 파고들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 지지에 대한 오더 전파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원들에 대한 경선후보들의 물밑 선거운동이 워낙 치열해 국회의원들이 오더를 내리더라도 제대로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최근 대구 국회의원들이 별도 모임을 갖고 시장 경선과 관련해 이견 조율을 시도했지만, 한 후보 측에서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 강력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모임이 흐지부지됐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전례를 봤을 때 28일 밤이나 29일 오전까지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정리해 하부 조직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인사는 "오더를 내릴 명분이 약하고, 내릴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말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일사불란한 오더는 없을 것이라는 데는 전반적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세월호 참사로 유권자들의 마음속에 응어리가 있는 상황에서 자칫 오더가 기득권 유지로 보일 수 있어 역효과가 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또 30일 대구 5개 기초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경선이 예정된 탓에 해당 후보들이 자기 표밭 다지기가 급한 상황에서 오더를 따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상향식 공천으로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 경선 참여자들이 국회의원에게 진 빚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오더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의 하나로 꼽힌다. 따라서 자칫 오더를 잘못 내리다가 망신만 당하고 효과는 얻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오더'를 내릴지 여부를 두고 속앓이까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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