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6시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 투표 종료가 선언되자 경선장은 순간 정적이 흘렀다.
대구실내체육관 투표 현장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1천여 명의 각 후보 캠프 측 인사들의 눈과 귀는 개표 작업에 나선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온통 쏠렸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각 후보 진영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잠정 투표율로 38.1%라는 수치가 발표되자 권영진'이재만 예비후보와 서상기'조원진 국회의원 진영은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었다. 내심 50% 이상을 기대했던 권'이 후보 측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고, 서'조 의원 측은 비교적 낮은 투표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력이 강한 쪽이 유리하다는 정치권의 정설 때문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양쪽 진영의 입장이 정반대의 상황으로 뒤바뀌는 데는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개표를 70%가량 마친 6시 30분쯤 권 후보 진영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권 후보가 1위로 치고 나가면서 2위권과의 격차를 300표 차로 벌렸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권 후보 측은 이런 의외의 결과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속속 들어오는 소식에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권 후보의 독주 소식이 이어지자 이후엔 2위 싸움에 관심이 모아졌다. 다른 후보 측은 권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자, 내심 1위 탈환을 노리면서도 최소한 2위는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목을 맸다.
분 단위로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이 후보가 2위로 치고 나간다는 소식에 실내체육관 좌측이 들썩하다, 이내 서 의원이 2위를 탈환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체육관 반대쪽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체육관을 뒤덮은 소리의 향연은 6시 45분쯤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권 후보 진영은 축하연을 준비하기 위해 체육관으로 모였고, 다른 후보 진영은 허탈한 모습으로 하나둘씩 체육관 문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개표 진행 상황을 지켜본 한 정치인은 "1시간가량 이어진 개표 과정이 긴박하면서도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개표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네 명의 후보 측 모습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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