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원대의 저렴한 김밥으로 대표되는 김밥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격보다 '맛과 안전 먹거리'로 승부하고 있다. 고작 김밥 한 줄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지만 실제 고급 김밥 집에서는 흔한 풍경이다.
톡톡 튀는 재료는 기본, 밥보다 내용물이 더 알차게 들어가 만족감을 주는 김밥이다. 가볍게 먹는 음식에서 몸에 좋고 영양가 많은 다양한 재료를 듬뿍 넣어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음식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 김밥 집의 변신
#1. 대구 중앙파출소 건너편에 있는 '반월당' 김밥 전문집. 반월당김밥을 비롯해 모듬버섯김밥, 제육김치김밥, 멸추견과김밥, 반우쌈왕김밥 등 10여 가지가 있다. 얼마 전부터 통크림치즈김밥이 신 메뉴로 출시돼 인기몰이 중이다. 이곳 김밥의 특징은 꽉 찬 속. 재료를 아끼지 않고 풍성하게 넣어 김밥 한 줄이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또한 밥 양은 줄였고 채소도 많이 들어갔다. 단무지도 직접 담가 사용한다.
가장 싼 김밥이 한 줄에 2천800원, 가장 비싼 반우쌈왕김밥은 4천500원이다. 조현진 사장은 "나트륨을 줄이는 등 건강 김밥을 만들고 있다"며 "입맛 까다로운 어머니는 물론 20, 30대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다" 했다.
#2. 컬러풀한 인테리어와 웰빙식재료를 가미해 맛과 건강, 분위기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춰 선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꽃떡남'(수성구 범어동). 아파트촌 중심부에 있는 꽃떡남은 여느 김밥집 같지 않다. 마치 커피숍 같다. 김은 충남 보령에서 수출하는 김을 사용하고 밥을 지을 때 찹쌀과 함께 다시마를 넣는다. 탄수화물을 꺼리는 현대인의 식생활에 맞춰 속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밥의 양은 최소화한다. 메뉴는 15가지로 다양하다. 스테이크김밥을 비롯해 하와이김밥, 와사비김밥, 새우가츠김밥, 돈가스김밥, 어린이김밥 등이 눈길을 끈다. 가격은 2천500~4천원. 김은영 씨는 "주 단골이 입맛이 매우 까다로운 주부예요. 식재료를 속여선 이 바닥에선 절대로 버틸 수 없어요. 아이를 보면 절대 식재료 갖고 장난칠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 건강 김밥'비싼 김밥
몇 해 전부터 김밥에도 다양화와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저렴한 재료로 만든 끼니 때우기용 분식'이라는 김밥에 대한 편견은 이제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가 되었다. 맛, 모양, 건강 3박자를 두루 갖춘 고급 김밥집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밥 양은 줄고 속은 꽉 차고 크기는 커졌다. 가격도 올랐다. 식재료의 원산지를 표기하고, 화학조미료를 배제하고, 다양한 재료로 속을 채운 것이 고급 김밥집의 요건이다.
▷건강 김밥=풍성한 재료로 속을 꽉 채운 김밥이 김밥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인기 있는 김밥은 속 재료의 비율이 많고 밥의 비율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김밥 한 줄의 칼로리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를 기피하는 웰빙 다이어트족을 고려한 것이다. 또 건강한 식재료 사용한다. 색소나 표백제, 화학조미료 등이 들어가 있지 않은 단무지, 좋은 김, 국내산 혹은 기능성 쌀, 나트륨 함량을 줄인 햄이나 소시지 등을 사용한다. 전문양 푸드 디렉터는 "단순히 웰빙을 넘어 식품의 안전성까지 따져보고 먹겠다는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고급화=가격은 2천원대부터 시작한다. 반월당의 반우쌈왕김밥은 한 줄에 4천500원, 꽃떡남 스테이크김밥은 4천원이다. 서울 압구정동의 한 김밥은 한 줄에 1만5천원이나 한다.
▷주문과 동시 조리=위생과 청결에 대한 관심과 함께 주문과 동시에 조리해 내놓는다. '즉석 김밥'인 셈이다. 김밥에 들어가는 속 재료 또한 멸치와 고추, 참치, 치즈, 샐러드, 소고기 등을 넣어 퀄리티를 높였다는 점과 8, 9가지 식재료를 넣어 풍성함을 강조했다. 원산지 표기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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