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이올린 평태식 교수 퇴임 연주회 내일 대구멜로스합주단 시민회관

4현의 외길 인생 찬란한 음색

바이올리니스트 평태식(사진) 영남대학교 교수 퇴임 기념 제32회 대구멜로스합주단 정기연주회가 14일 오후 8시 대구시민회관 그랜드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대구멜로스합주단은 평태식 교수와 첼리스트 이승진 교수를 중심으로 지역의 현직 교수와 강사, 대구시립교향악단과 경북도립교향악단의 단원들, 현역 연주자 등으로 구성됐다. 1988년 5월 창단 연주회를 가진 이래 매년 1, 2회 정기연주회와 후원회원을 위한 연주회, 매일신문사 초청연주회 등 특별 연주회를 가진 바 있다.

특히 국내외 정상급의 솔리스트들을 초청해 주옥같은 실내악들을 연주하며 지역 음악 발전을 이끌어 왔다. 창단 초기에는 10여 명 남짓 연주자들이 함께 실내악을 연주하는 형태였지만, 레퍼토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점점 연주자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평태식 교수가 지휘를 맡게 됐다. 이번 연주회에서도 평 교수가 지휘를 맡고, 그의 부인인 바이올리니스트 김형순(악장)을 비롯한 32명의 연주자가 함께 연주한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특별히 '평태식 교수 퇴임 기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평태식 교수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국립교향악단과 서울 바로크합주단 악장 등을 거친 뒤 독일 뤼벡음악학교에서 유학했다. 이후 1982년부터 영남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평 교수는 "당초 퇴임 기념 음악회로 진행할 계획이 없었지만, 예정돼 있던 정기연주회에 '퇴임 기념'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대신 장소를 조금 넓은 홀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30년 이상 대구 음악계에 몸담으며 26년간 대구멜로스합주단을 이끌며 크고 작은 연주 활동을 벌이면서도 뛰어난 제자들을 많이 키워왔지만 사실 평 교수는 언론에 거의 노출된 일이 없다. 그는 "음악인이 음악만 열심히 하면 되지, 말주변도 없고 쑥스러워서…"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얼마나 그가 치열하게 음악에 매진했는지는 그의 오른손이 말해주고 있었다. 왼손과 달리 그의 오른손은 다섯 손가락 모두 첫째 마디가 마치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발을 보는 것처럼 굵게 옹이가 져 있었다. 평 교수는 "손 마디가 아파 연습을 많이 하긴 힘들다"며 "하지만 유독 남들보다 손이 약해 그런 거지 연습을 많이 한다고 이렇게 됐겠느냐"고 드러내길 꺼렸다.

그는 3년 전 부인 김형순 씨와 드디어 대구에 보금자리를 꾸몄다. 역시 바이올리니스트로 수원시향과 인천시향, 부산시향 등을 거치며 30년 가까이 최장수 악장 생활을 했던 부인을 위해 늘 주말 부부 생활을 해왔지만, 부인이 악장 생활을 그만두면서 대구에 안착했다. 평 교수는 "노후를 어떻게 보낼지를 지금부터 열심히 고민을 해 봐야 하는데, 그나마 시간이 남을 때는 연습할 수 있는 바이올린이 있고 함께 음악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아내가 있어 참 다행이다. 앞으로는 멜로스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할애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 멜로스합주단은 슈베르트의 '5개의 독일 무곡'과 '바이올린과 현을 위한 론도 A장조', 비에냐프스키의 '오리지널 테마에 의한 변주곡',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을 연주한다. 특히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현을 위한 론도 A장조'와 비에냐프스키의 '오리지널 테마에 의한 변주곡'은 평 교수의 애제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의 협연으로 감상할 수 있다. 김응수는 빈 국립음대, 그라즈 국립음대,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을 모두 만점으로 수석 졸업했으며, 지네티 콩쿠르 1위,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쿠르 1위, 아바도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1위 등 수많은 콩쿠르를 휩쓸었다. 이후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스페인, 이태리, 영국 등에서 독주회와 실내악 연주, 유수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유럽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한양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석 초대. 053)626-1116, 010-3821-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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