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중금속공고 약속한 마을도로 언제 만드나"

개교 앞두고도 소식 없어, 읍내동 마을 주민들 학교앞 시위

대중금속공업고등학교 신축 이전예정지인 대구 북구 읍내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6일 대중금속고 공사현장 앞에서 주민들이 마을 진입도로 신설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중금속공업고등학교 신축 이전예정지인 대구 북구 읍내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6일 대중금속고 공사현장 앞에서 주민들이 마을 진입도로 신설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학교법인 만강학원이 대구 북구 읍내동으로 대구 대중금속공업고등학교를 이전하면서 인근에 마을 도로를 기부채납하기로 했지만, 개교가 임박했는데도 도로를 낼 기미가 없어 마을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법인 측의 약속만 믿고 농작과 토지 매매 계획을 세웠던 주민들은 이러다 마을도로 건설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읍내동은 지난 몇 년 새 인근에서 산불이 수차례 났음에도 소방차가 못 들어가 진화가 늦어지는 등 도로가 좁아 주민 불편이 큰 곳이었다. 그러다 2011년 대중금속공고가 달성군 가창면 부지를 팔고 이곳에 학교 건물과 진입로를 내게 하면 폭 10m, 길이 236m의 마을도로를 만들어 이를 기부채납하겠다고 해 대구시교육청과 북구청으로부터 학교 이전 인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개교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있는데도 마을도로 조성은 감감무소식이다. 이에 주민들은 인허가 내용대로 빨리 도로 건설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민 이재복(63) 씨는 "법인이 학교를 다 지으면 마을도로 건설은 없던 일로 할까 봐 걱정된다"며 "개교하는 9월 1일까지 마을도로 건설이 끝나는 줄 알고 농지 경작 계획을 조정하거나 토지 매매를 계획한 주민이 한둘이 아니다. 공사에 차질이 생기면 주민들 피해가 클 것"이라고 했다.

다른 주민은 "법인 측이 공사를 미뤘다가 나중에 마을이 재개발되기라도 하면 그때 재개발 주체에 도로 건설을 떠넘길지 모른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기부채납을 무산시킨 사례를 많이 들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법인 측은 지연된 공사 일정과 자금난 때문에 학교 건물 신축과 학교 진입로부터 내겠다는 입장이다. 완공이 늦어지면 수업에 차질이 생기는데다 매입 계획 당시 5억원 상당이던 부지가 현재 20억원 전후로 뛰어 추가 자금 마련이 어렵다는 것. 기자가 법인과 학교 측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마을도로 건설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15일 이주섭 대중금속공고 교장은 도로건설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이사회에 반영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북구청과 교육청도 난감해하고 있다. 북구청과 교육청 관계자는 "법인 측의 사정은 알겠지만 약속한 사안인 만큼 공사 시작을 촉구하고 있다"며 "일단 착공이라도 하면 주민의 불안감이 사라질 것이라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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