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미지 차용·혼합 독특한 상상의 세계

이동기·김현수 2인전 리안갤러리

각기 다른 이미지를 결합해 독특한 상상 세계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 이동기·김현수 2인전이 7월 5일까지 리안갤러리에서 열린다. 40대인 이동기 작가와 30대인 김현수 작가는 홍익대 동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비록 이 작가는 서양화, 김 작가는 조소를 전공했지만 이들을 묶어주는 또 다른 공통분모는 바로 이미지를 차용하고 혼합해 상상의 대상을 만들어내는 작업 방식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팝아트 작가로 알려져 있는 이동기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용어는 '아토마우스'다. 이 작가는 1993년 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와 일본 만화 영화 주인공인 아톰을 합성시킨 아토마우스를 탄생시켰다. 포털사이터 백과사전에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과시하는 아토마우스는 이 작가의 작품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이 작가의 작품은 종종 미국과 일본의 만화 캐릭터를 가볍게 재생산했다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그가 활동을 시작한 1990년대를 배경으로 작품을 좀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기성세대의 권위주의적 관습에 저항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의 아토마우스는 1970년대 문화적 아이콘이었으며 유년시절 기억의 한 줄기를 차지했던 대중문화의 편린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1970, 80년대는 미국과 일본의 만화 콘텐츠가 지배하던 시기였다. 당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캐릭터는 미키마우스와 아톰이었다. 이 작가는 본격적으로 미술을 공부하면서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이라는 이분법에 주목하게 된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관심을 두고 두 영역 사이에서 양쪽 모두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 작가는 대중적 이미지를 순수예술에 차용하는 차원을 넘어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획일적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 도전했고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아토마우스가 탄생했다. 이는 마치 1960년대 만화, 배우 사진 등 대중적 이미지를 채용한 뒤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반회화, 반예술적 영화를 제작해 팝아트의 대표적인 존재가 된 앤디 워홀의 행보를 연상시킨다.

이 작가는 2012년부터 스프레이 페인트를 사용한 추상회화를 발표하고 있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라피티에 사용되는 스프레이 페인트는 하위문화를 상징하는 재료다. 이 작가가 스프레이 페인트를 사용하는 것은 하위문화를 순수회화 영역으로 차용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현수 작가는 상상의 세계를 극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실재와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과 짐승의 이종교합 이미지를 만들어 실재와 허구, 재현과 재구성의 미학을 구현하고 있다. 김 작가가 퍼올린 상상력의 샘은 신화적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머리에 뿔이 난 인간, 날개를 가진 인간의 모습은 신화 속 등장인물을 닮았다.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스프레이 페인팅 시리즈를 비롯해 아토마우스, 버블, 드라마 등을 선보였으며 김 작가는 대표작인 Breik와 이노센트 시리즈를 출품했다.

한편 이 작가는 한국을 포함해 홍콩,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금호미술관, 가나아트센터, 대만국립국부기념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김 작가는 두산갤러리, 갤러리현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내외 무대에서 지명도를 넓혀가고 있다. 053)424-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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