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의 애환 이별문학, 소멸되게 둘 수는 없지"

상엿소리 계승 달성군 설화리 주민들…출상'거릿제 소리 4대 걸쳐 원형 보존

설화리 주민들이 민속예술축제 예선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
설화리 주민들이 민속예술축제 예선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

"민요나 판소리처럼 생이소리(상엿소리)도 누군가는 계승해야 할 우리 문화 아니겠습니까.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습니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는 낙동강 연안의 비옥한 터전에 자리한 전형적인 농촌이다. 이곳 주민들은 15일 서구구민체육회관에서 열리는 '제55회 한국민속예술축제 대구대회' 예선 출전을 위해 막바지 소리 연습에 한창이다.

설화리는 과거 성주 배씨와 김해 김씨, 나주 임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던 곳으로 도시화로 이제는 여러 성씨가 함께 섞여 살아가는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상엿소리를 '생이소리'라 부른다. 설화리의 상엿소리는 4대에 걸쳐 잡소리가 섞이지 않고, 전통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인제를 지낸 뒤, 출상을 하며 하직하는 소리, 대문을 나가는 소리, 거릿제 소리, 언덕을 오르고 내려가면서 부르는 소리, 좁은 길 가는 소리, 다리 건너는 소리, 묘를 밟으며 땅을 다지는 다리 소리 등으로 구성된다.

예부터 이 마을의 청년들은 부모를 위하여 계를 모아 상여를 마련하고, 생이소리를 익혀왔다. 그 소리는 환희, 영욕, 정한, 희생, 생사의 철학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서민의 시가다. 생의 애환을 담은 이별의 문학이요, 복을 이는 소리이기도 했다.

김채한 달성문화재단 대표는 "설화리 상엿소리는 지역에서 소멸될 가능성이 있는 달성군만의 전통무형예술"이라며 "소리꾼 4대 오상석 어른의 뒤를 이어 우리의 잊혀가는 문화를 발전 계승하고 지역문화를 보전하는 데 많은 지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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