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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차던 텐트 속의 밤…자고 나니 온몸이 욱신

건강한 캠핑 다녀오기

마음의 치유를 위해 떠난 캠핑에서 자칫 몸의 질병을 얻어올 수 있다. 딱딱한 잠자리와 무리한 이동, 무더위, 각종 해충은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소다. 매일신문 DB
마음의 치유를 위해 떠난 캠핑에서 자칫 몸의 질병을 얻어올 수 있다. 딱딱한 잠자리와 무리한 이동, 무더위, 각종 해충은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소다. 매일신문 DB

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캠핑의 계절이 찾아왔다. 주말이 되면 전국의 캠핑장은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캠핑족들이 몰려든다. 탁 트인 자연 속에서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소중한 사람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건 캠핑의 매력. 그러나 야외에서 머물다 보면 각종 해충과 안전사고 등 건강을 위협하는 갖가지 위험 요소들이 널려 있다.

◆텐트 바닥 방수포'비닐 깔아야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캠핑을 다녀온 김기현(44) 씨는 며칠간 후유증에 시달렸다. 허리가 욱신욱신 쑤시고 온몸이 뻐근해 밤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 불편하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잔데다 무거운 캠핑용품을 무리해서 옮긴 탓이었다. 김 씨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까진 좋았는데, 다녀온 후 몸 이곳저곳이 쑤셔서 고생을 했다"고 푸념했다.

캠핑 이후 가장 흔하게 겪는 증상은 허리나 어깨 통증이다. 울퉁불퉁한 바닥에서 오래 자거나 무거운 캠핑장비를 한꺼번에 옮기다 보면 허리 통증이나 근육통, 힘줄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쌀쌀한 밤 공기와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우습게 봤다간 근육이 경직되거나 뼈와 관절에 부하가 걸리기도 한다.

통증을 피하려면 텐트를 치기 전에 바닥에 방수포나 비닐을 깔아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텐트 안에는 매트리스나 침낭, 이불 등을 깔아 허리의 부담을 덜고, 이불을 덮어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허리에 베개나 허리받이를 받쳐 주는 것도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텐트를 고정한 줄에 걸려 손목이나 발목이 접질리거나 부러지기도 한다. 이 경우 다친 부위는 되도록 움직이지 않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접질렸을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인대가 느슨하게 아물고 반복적으로 다칠 수 있다. 심한 찰과상이 난 부위는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소독한 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 손은석 정형외과 교수는 "통증을 예방하려면 캠핑을 다녀온 후 따뜻한 물로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굳어 있는 근육은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면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휴식 후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물 자주 마시고 직사광선 조심

무더위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체온이 지나치게 오르면서 각종 온열질환을 겪을 수 있다. 일사병(열탈진)이나 열사병, 실신 등 체온이 정상범위인 36~37℃보다 높은 상태가 계속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질환들이다.

최근 여름철 평균기온이 오르면서 온열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자 발생 수는 1천195명으로 2012년 984명에 비해 17.7% 늘었다.

열경련은 무더위 속에서 축구나 마라톤 등 고강도 운동을 할 때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면서 나타나는 근육 경련이다. 일사병은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릴 경우 극심한 무력감과 근육경련,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무더위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체온조절 중추기능이 마비되는 열사병은 뇌손상을 일으키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피부는 땀이 나지 않아 건조하고 뜨거우며 심한 두통과 오한, 과다호흡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일사병이나 열경련이 나타나면 서늘하고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스포츠음료나 주스, 0.1% 농도의 식염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 1시간 넘게 경련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열사병 환자는 119구급대에 우선 신고한 뒤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환자의 옷을 시원한 물로 적신 후 부채나 선풍기로 바람을 불어주는 것이 좋다.

강렬한 자외선은 아이들의 약한 피부를 괴롭힌다. 캠핑 때 아이가 피부 화끈거림을 호소한다면 재빨리 열기를 식혀줘야 한다. 차가운 물로 반복적으로 씻어주되, 피부에 심한 자극을 주는 얼음찜질은 피한다. 야외 활동을 하기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거나 얇고 긴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무더위에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자주 물을 마셔야 한다.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옷을 입거나 모자, 양산으로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복병처럼 숨은 진드기 조심

우거진 풀숲에는 해충이 숨어 있다. 가장 위험한 해충은 야생진드기다. 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쓰쓰가무시병과 작은소참진드기로 인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대구경북에서 9명, 전국적으로는 67명이 쓰쓰가무시병에 감염됐다.

쓰쓰가무시병은 숲이나 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어 감염된다. 잠복기는 보통 10~12일이며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발한, 두통, 결막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뇌수막염이나 난청, 이명 등이 생기며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증세가 바로 호전된다.

SFTS는 치사율이 45%에 가까운 치명적인 질병이다. 작은소참진드기에게 기생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1, 2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며 두통, 고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혈소판과 백혈구 수치가 떨어진다. 아직 항생제가 없고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등이 감염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의 99%는 SFTS 바이러스가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야생진드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말고 돗자리를 펴서 앉는 것이 좋다. 해충기피제를 사용하고 귀가하면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궤양이나 적색반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야외활동 후 고열이 난다면 피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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