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고 가기엔…" 靑, 문창극 카드 버리나

당권 주자들 비토 공론화…자진 사퇴 방안 선택 관측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을 귀국 이후로 미뤘다. 이는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절차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1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박 대통령은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 요청안에 대한 재가 여부를 귀국해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당초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출국 당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하루 연기했고, 이어 이날 국회 임명동의안과 청문요청안 제출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이는 문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새누리당의 당권주자들이 잇따라 문 후보자에 대한 비토를 공론화하면서 더 이상 문 후보자를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기보다는 박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문 후보자 스스로 자진사퇴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문창극 카드를 포기할 경우 두 차례의 인사 검증 실패 책임을 박 대통령이 직접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김기춘 비서실장 동반퇴진론'으로 이어지면서 박 대통령의 인적쇄신구도가 뿌리째 흔들리게 되는 결과다.

결국 청와대가 문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으면서도 박 대통령 귀국 후로 발표 시점을 미룬 것은 김 실장 동반사퇴론에 대한 방어수단이 없기 때문에 우선 시간을 벌기 위한 방편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문 후보자는 이날 "대통령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차분히 제 일(청문회)을 준비하겠다"며 자진사퇴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총리실 주변에서는 청와대가 문 후보자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소문과 문 후보자가 여당 내의 인준반대 기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후문이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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