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어드밴티지가 아니라 홈 페널티, 지역업체 및 단체는 전체 예산의 2~5% 수준."
지역에 풀려야 할 돈이 외지로 새고 있다. 건설뿐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마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업체들이 많은 예산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업체들은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마다 많은 사업을 손쉽게 따내며 떵떵거리지만, 지역업체들은 빈곤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지역 업체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마저 없다. 지역업체를 보호해야 할 지방자치단체나 관련 기관은 더 냉혹하게 경쟁력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서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전시관'체험관'박물관 등의 상설 전시사업 분야에서 지역 전시업체들이 사업을 따내는 경우가 갈수록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본지에서 파악한 최근 5년간 대구경북지역에서 이뤄진 상설 전시사업 입찰 30여 건 중 지역업체가 단독으로 선정된 경우는 고작 1건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사업비용 2천여억원 중 지역업체 몫은 90여억원으로 4% 남짓 정도다.
특정 수도권 전시업체 3곳(시공테크, 옥토끼 이미징, 지엘어소시에이츠)이 전체 사업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편중 현상은 더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옥토끼 이미징은 군위군의 삼국유사 가온누리 사업(추정사업비 100억5천만원), 고령군의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과 연계자원 개발(52억7천만원), 안동시의 이육사문학관(27억5천만원), 상주시의 감락원 체험전시박물관(19억9천만원) 등 7건의 성과를 올렸고, 시공테크는 예천군의 녹색문화상생벨트(107억원), 청송군의 객주문학관광테마타운(91억1천만원) 등 경북에서 6건의 사업을 가져갔으며, 대구시의 섬유박물관(132억원)마저 품었다. 지엘어소시에이츠는 문경시와 상주시의 녹색문화상생벨트(280억원), 낙동강이야기나라(93억원) 등 규모가 큰 사업을 손에 넣었다.
이들 수도권 업체는 다년간 다져온 경험과 입찰 경쟁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북도 내 시'군의 상설 전시사업을 싹쓸이하다시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렇듯 지난 4, 5년 동안 지역업체가 고사 직전까지 몰렸음에도 경북도와 시'군은 지역업체에 가산점을 주거나 전체 사업의 지분율을 할당하는 등 보호막을 쳐주지 않고 있다. 사업을 수주하지 못해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지역업체들은 살길이 막막하다. 반면 부산'제주'전남 등 타지역은 오히려 지역업체가 참여하면 가산점을 부여하고, 의무 지분 참여율을 정해 지역업체들의 몫을 챙겨주고 있어 대구경북과는 크게 대비된다.
문화예술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14일 막을 내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역시 전체 공연초청료 11억8천500만원 중 지역 공연단체가 가져간 돈은 2천90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해외 및 서울 공연단체와 비교해 지역 공연단체의 초청료 비율은 백분율로 따지면 3%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수준 높은 해외 및 서울 단체들의 작품을 초청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역 공연단체 배려 차원에서라도 10분의 1 정도는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 공연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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