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생명 지키는 '골든타임 5분'

대구소방안전본부는 20일 오후 2시 제395차 민방위 날에 화재 등 긴급 재난현장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대규모 소방차 기동훈련 홍보를 벌였다. 참여 차량은 소방차량 62대 소방대원 126명이 두류공원에서 범어네거리까지 약 7㎞ 구간을 일렬 주행하는 카퍼레이드로 전국 최초의 대규모 훈련이었다. 이 훈련을 실시한 목적은 재난현장에 골든타임 5분 내에 출동하기 위함이다.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는 소방차가 얼마나 신속하게 도착하느냐에 따라 인명과 재산피해의 규모가 결정된다. 화재 발생 후 초기 5분은 화재의 현상이 진행되는 매우 중요한 시간으로 5분 이상이 지나면 급격히 연소가 확대되고, 인명구조를 위한 옥내 진입이 어려워진다. 또한 응급환자 발생 시 심정지 및 호흡곤란 환자는 4, 5분 내에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뇌손상이 시작된다. 이렇게 화재나 응급환자 발생 때 현장활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준 시간이 5분이며, 이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소방은 그동안 골든타임 확보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소방차 길 터주기 양보 운동을 해오고 있다. 아직도 화재를 비롯한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길이 막히고, 위험한 곡예운전을 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골든타임의 실현은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올해 신속한 출동 시스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사업비 3억6천여만원으로 27개 119안전센터 인근 신호등에 교통제어시스템 설치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긴급차 출동 시 신호등에 가로막히지 않게 신호체계를 조정, 차량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출동하도록 한다. 또 시민들의 소방차 양보운전 참여를 높여 지난해 총화재건수 1천538건 중 5분 이내 도착률 71%에서 금년에는 7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7월 말 현재 소방출동 현황은 화재 1천78건, 구조 6천435건, 구급 3만8천501건이다. 이런 긴급출동 현장에 소방차 길 터주기가 안전확보의 기본으로, 시민의 성숙한 안전문화정착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또 나에게 해당할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소방차는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출동하고 있다. 소방차가 막힘없이 달려 골든타임을 확보해서 귀중한 생명을 지키고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모든 시민이 동참해야 한다.

우리도 선진국의 사례처럼 소방차가 출동할 때 모든 차량이 도로 양쪽으로 비켜 소방차 통과를 쉽게 해주는 이른바 '도로 위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송영일 대구소방안전본부 조사훈련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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