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동락] 스쿠버다이빙-태종대 감지해변

부산에는 스킨스쿠버 포인트가 많이 있다. 그중 다이빙의 고향처럼 불리는 곳이 있는데, 이승기의 조개구이집으로도 유명한 태종대 '감지해변'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은 연중 사계절 물질꾼으로 붐비는데, 6월에서 10월까지가 물질하기 좋은 시즌이다. 특히 요즘에는 스킨다이버, 스쿠버다이버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감지해변의 장점은 도심과 가까운 접근성이다. 출근 전 모닝 다이빙을 하기도 하고 퇴근 후에는 밤물질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이곳에는 10여 군데 이상 물질 전문훈련장이 있는데, 사업장마다 특색도 있고 이벤트도 다양하다. 게다가 초보자에서부터 엑스퍼트 다이버까지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포인트가 널려 있다. 초보자들은 해변에서 안전하게 교육 및 훈련을 즐길 수 있고, 상급자들은 고래등이나 생도에서 다이나믹한 물질을 즐길 수 있다. 중급자들은 끝바리 포인트에서 세 개의 수중산맥을 탐험하기도 한다. 고래등이나 생도는 보트다이빙으로 할 수밖에 없지만 수중산맥은 비치다이빙이나 보트다이빙으로도 가능하다.

도심과 가까운 포인트임에도 불구하고 홍산호와 고르고니언산호가 잘 발달해 있고 해변에는 해송, 백송이 심어져 있다. 단점이라면 시계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연중 30일 정도는 시계가 10m 이상 나오지만 대체로 평균시계가 1~3m 정도다. 훈련하기에는 이러한 탁한 시계가 장점이 되기도 한다. 3m 이하의 시계 잠수를 흐린물잠수(Low Visibility Diving)라고 하는데, 연중 물이 흐려 이곳에서 훈련을 받은 물질꾼은 전 세계 어떤 흐린 물을 만나더라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물질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탁한 물에서는 맑은 물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 작은 생물들의 생활상을 가까이서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감지해변도 1년 중 10일 정도는 시계가 30m 정도 나온다. 이런 날은 난리가 난다. 스쿠버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필리핀, 제주도, 울릉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얕은 바다는 거의 교육 훈련장으로 사용되는데 황량한 사막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낙지, 문어도 있고 광어나 도다리, 참돔, 성대, 용치놀래기, 볼락, 돌돔, 혹돔 등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각종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이런 물고기나 생명체를 감상하는 것만으로 감동하고 즐거워한다.

감지해변에서 오른쪽 갯바위를 바라보면 돌로 된 조그만 외딴 섬이 하나 있다. 스킨다이빙을 하다가 쉬기 위해 잠시 오르기도 한다. 이 바위섬을 '요강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배우 김지미가 이곳 바위에서 소변을 보았다는 확실치 않은 이야기 때문에 생긴 전설이다. 요강바위 주변으로는 수심도 얕고 암반이 잘 발달되어 담치를 비롯한 각종 해양생물이 풍성해 인기 있는 포인트다. 감지해변 중앙에서 일직선으로 태평양을 향해 나침반을 맞추고 열심히 가면 계속 사막이 나온다. 광어를 비롯해 도다리, 보리멸, 성대, 살감생이, 용치놀래기 등 다양한 물고기를 감상할 수 있다. 약간 오른쪽으로 가면 끝바리가 나오는데 그곳에 세 개의 수중산맥이 있다. 이곳에서는 드라마틱한 수중경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심이 깊어 조심해서 다이빙해야 한다.

감지해변은 부산 물질꾼들의 고향 같은 곳이다. 요즘은 시야가 좋아 스쿠버 동호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몰려들고 있다.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님들, 시야가 좋을 때 꼭 한 번 들를 것을 강추한다.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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