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년차인 직장인 김모(39) 씨는 집이 팔리지 않아 골치다. 큰돈이 들어갈 곳이 생겨 수성구 마흔 여섯 평형 아파트를 4개월전에 내놨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격을 두 번이나 낮췄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간혹 집을 둘러보는 이들이 있지만 값을 깎자는 얘기뿐이다.
그는 "시세대로 집을 내놨지만 2천만원 정도는 내려야 집이 팔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대구 아파트 매매 시장이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지만 거래는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7.24 부동산 완화 대책 등 수시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와 값이 떨어질 거란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면 가격도 떨어진다"며 "대구는 현재 수요자와 공급자 간 엇갈린 기대심리 탓에 가격 접점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구 아파트시장은 가격 상승률이 높은 만큼 거래량도 많았으나 최근 지역 아파트 시장은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가격 괴리감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급감했다. 부동산 자산관리연구소의 아파트매매거래량을 보면 올 상반기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7천765건으로 지난해(상반기 2만3천408건) 대비 5천643건이 줄었고 비율은 24% 감소하면서 거래량과 감소비율 모두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거래량은 2천644건을 기록했다.
연구소 측은 "대구는 201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해 가격 상승률이 30%에 육박하는 등 지속적인 가격상승으로 피로감이 크다"며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주택 거래량이 감소했다"고 했다.
반면 전국 아파트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32만9천66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만3천59건)에 비해 1만6천601건(5%) 늘어났다. 서울은 지난해 대비 7천914건, 경기도 1만5천585건 등 전국적으로 2만3천여건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상반기 동안 4.2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대심리 차이는 호가와 실 매매가의 가격 괴리도 확산시키고 있다. 매도자는 정책 반영 기대감으로 호가를 높여 부르거나 저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반면, 매수자는 저가 위주의 매물만 찾으며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추격 매수는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을 확인한 후 사들이는 것으로 이 경향이 뒷받침돼야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
온누리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상반기 대구 수성구 시지동의 태왕아너스 전용 85㎡는 6월초 3억4천만원에 실거래 됐다. 하지만 현재 호가는 3억4천만~3억6천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남구의 한 아파트도 전용 85㎡의 경우 많게는 3억1천만원에 매수자를 기다리지만 정작 거래되는 가격은 2억8천500만원에서 3억원 수준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매도인들이 시장 회복 기대감에 저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는 것에 비해 매수인들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추격매수보다는 앞으로의 행보를 주시하며 저렴한 물건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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