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첨단의료산업국, 더 뛰어야 한다

'대구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일명 조직개편안)이 지난주 시의회에서 최종 의결되어 앞으로 4년간 새 시장이 펼칠 대구시정의 바탕그림이 나왔다. 그간 학계와 시민들로 구성된 취임준비위원회와 100일 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를 했고 의회에서 심도 있게 다듬은 조직개편이니만큼 대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정의 변화와 혁신이 실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존폐의 논란을 일으켰던 첨단의료산업국은 존치가 결정되면서 기존의 보건정책과는 신설된 보건복지국으로 이관되고 의료관광과가 신설되는 방향으로 마무리됨으로써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의료산업과 의료관광을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시민단체를 비롯하여 일부에서 보건의료의 본질적 가치인 시민건강보다 돈이 되는 의료산업만을 좇는다는 이유로 폐지 주장까지 나왔던 만큼 이러한 논란의 의미를 존중하면서 대구의 차세대 먹거리인 의료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대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의료산업의 성공은 절실하다. 내륙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한계로 인해 지식기반산업 외에는 딱히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여건에서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산업 중에 하나가 의료산업인 것이다. 그동안 대구시가 추진해 온 '메디시티 대구'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및 성공 조성을 위한 일련의 노력은 대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미래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일이며 가치 있는 노력이었다.

대구시는 2008년에 대한민국 의료특별시 실현이라는 비전으로 '메디시티 대구'를 선언하였다. 350년 전통의 약령시와 110년 전에 설립된 동산병원과 경북대병원 등 5개 대형병원, 한강 이남에서 최고의 보건의료 인력을 생산하는 의료 인프라를 의료의 질 향상과 함께 의료산업으로 성공시키자는 야심 찬 결의였다. 보건의료계도 뭉치고 나섰다. 지역의 의사, 약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 5개 보건의료단체와 대형병원 기관장들이 의기투합하여 대구시와 함께 범의료계 협의기구로 메디시티협의회를 설립하여 매월 회의를 가지며 머리를 맞대고 있고 5개의 보건의료단체는 의료선진화 포럼을 정례적으로 개최하면서 힘을 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시가 의료산업에 대해서만은 여타 지자체와 다른 특화된 조직체계를 갖춤으로써 차별화된 의지를 대내외에 선언하고 관련 부서들을 집합하여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의료산업을 대구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가기 위한 의지를 담은 조직이 첨단의료산업국인 것이다. 2012년 신설되어 걸음마 단계를 겨우 거친 첨단의료산업국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작년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핵심시설인 4개의 R&D 지원센터가 준공되어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고, 한국뇌연구원을 비롯한 2개의 국가연구소가 유치되었다. 또한, 지역의 의료기기산업은 대구의 산업군 중 부가가치와 종사자가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산업으로 연평균 25%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의료관광 부분에서도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관광 마케팅, 해외환자 유치 기반 구축 사업을 통해 문화관광부로부터 전국 유일의 의료관광클러스터 시범도시로 지정받기도 하였다. 첨단의료산업국이 노력한 결과는 이처럼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과제는 명확하다. 일차로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제약과 의료기기 관련 R&D 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며 나아가 대구만의 특화되고 창조적인 의료산업을 일구어내는 일이다. 남들이 다 하는 치료중심의 의료산업에서 한 단계 나아가 양'한방 융복합을 통한 제3의 의료산업이나 대체의학 등 선도적이고 독점적인 영역으로까지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메디시티 대구도, 첨단의료복합단지도 제2의 밀라노프로젝트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이다. 첨단의료산업국이 더 많이 뛰길 바란다.

양명모/대구시약사회장·전 대구시의회 첨복단지 유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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