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추석 전야 절대수칙

가을이 도착하자마자 추석이 어김없이 등장하였습니다. 자, 우리 이제 추석과 '맞짱'을 떠야하는데요. 맞짱 잘 뜨는 절대수칙을 안내하겠습니다. 주목해 주세요.

하나. 부침개를 굽는 아내의 뒤를 살포시 가서 안아주기. 놓으라고 앙탈을 부리면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이세요. "자기야, 고마워." 이번 추석, 가족들은 눈물에 젖은 부침개를 먹을지도 모릅니다.

둘. 매번 상차림은 아내에게 내어주지만 남편은 뒷일을 꼭 맡으세요. 그릇을 설거지통에 넣고, 상을 닦고, 음식이 흐른 바닥도 매매 닦아주세요. 이번 추석, 아내의 몸살은 작년과 비할 길 없이 적을 것입니다. 황금 명절, 오랜만에 끙끙 앓지 않는 아내와 차 한 잔 꼭 기대해 주세요.

셋. 제수씨를 몰래 불러 진심이 담긴 선물을 전하세요. 이번 추석, 우리 아내는 존경받는 형수, 형님이 됩니다. 참 쉽죠?

넷. 딸을 기다리는 장모님께 이렇게 전하세요. 어머님, 제가 설거지 전문이라 이번 명절, 당신 예쁜 딸 고생 덜합니다. 걱정 마세요. 멋진 타이밍을 잡아 아내 욕 안 먹여서 잘 데리고 처가로 가겠습니다. 마음 놓으세요. 이 실천 운동으로 이번 추석, 당신은 복날 덜 먹은 약백숙을 마저 드시게 될 겁니다. 명절마다 이 실천 운동이 반복될 예정이오니 여러분, 잊지 마세요.

자, 절대수칙 잘 들으셨죠? 눈물 젖은 부침개 하나로 우리 가족 행복합시다. 설거지 당번으로 '썸타는' 아내를 만나니, 우리 가족 행복합시다. 제수씨에게 바친 선물로 우리 아내 몸값 이제서야 제대로 측정되니, 우리 가족 행복합시다. 최적의 시간을 잡아 시댁에서 친정으로 아내를 잘 이동시키니, 우리 가족 행복합시다.

남편은 처음부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태어난 사람입니다. 아내는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태어난 사람입니다. 서로 다른 여자와 남자가 만나 조화와 화합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라는 주례선생님의 명언을 다시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추석 마지막 공휴일은 아내와 마사지를 받으세요. 편안하게 이완된 신체로 누워 이번 추석 참 수고롭고 고생하였다고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칭찬해 주세요. 박수도 쳐주고 자기 자신과 서로를 안아주세요. 마사지가 끝날 때까지 한숨 푹 자고 일어나시면 아내는 당신의 신발을 바로 놓아 신겨 줄 겁니다. 남편은 당신의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쓰다듬어 줄 겁니다.

추석 전야 절대수칙은 네 가지뿐입니다. 네 가지 실천으로 신혼의 짜릿함을 다시 만나고 네 가지 실천으로 모두가 다 행복한 우리 가족의 흐뭇한 미소를 다시 만납니다. 2014년 9월, 가을이 오자마자 들이닥친 추석, 당황하지 마시고 맞짱 잘 뜨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조옥형(연세아동가족심리상담클리닉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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