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도 추석이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추석'이 '한 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즐기고 조상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는 날'이라는 의미가 있듯이 다른 나라에도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고 즐기는 날을 마련하고 있답니다. 그럼 외국의 추석은 어떤지 한번 살펴볼까요?
◆중국-중추절
먼저 가까운 나라부터 가 봐요. 중국은 추석을 '중추절'(中秋節)이라고 불러요. 우리나라와 똑같이 음력 8월 15일이랍니다. 중추절이 되면 차례를 지내며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데,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네요.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보니 중국 사람들은 중추절을 '둥근 달'을 상징하는 것들로 채운답니다. 둥근 달 모양이 가족의 화목과 단결을 상징한다고 믿기 때문이죠. 중국 사람들이 중추절에 먹는 음식인 '월병'부터 둥근 보름달 모양이에요. 월병은 밀가루 반죽에 팥소와 말린 과일을 넣어 구운 중국 전통과자로 우리나라의 '송편'과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월병은 명나라 때인 13세기 때부터 먹기 시작했다고 해요. 중국의 중추절은 춘절(설날)과 함께 큰 명절이긴 하지만 공휴일은 아니래요. 그래서 중국의 춘절 때 볼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귀향 행렬은 없다는군요.
◆일본-오봉
일본의 추석은 '오봉'(お盆)이라고 불러요. 오봉은 양력 8월 15일인데 원래는 음력 7월 13~16일 사이였던 게 지금의 날짜로 고정됐대요. 일본은 오봉 기간을 연휴로 보내고 우리나라처럼 성묘를 간답니다.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남녀가 모여 민속춤인 '본오도리'를 추거나 지역별로 축제를 마련해서 즐겨요.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건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하군요.
오봉에 따로 먹는 음식은 없어요. 대신 이 기간에는 생선이나 육류 대신 채소 위주로 만든 국 2가지와 반찬 5가지를 해 먹는 풍습이 있어요. 또 '이키미타마'라고 해서 부모님에게 생선을 보내는 풍습이 있었는데 요즘은 맥주나 상품권 등으로 바꿔서 보내기도 한대요. 그리고 오이로 말을, 가지로 소를 만들어 집안에 두는 풍습이 있는데, 오이로 만든 말은 조상님이 빨리 오시기를 비는 물건이고, 가지로 만든 소는 오봉이 끝나고 난 뒤 조상님이 즐겁게 천천히 돌아가시기를 바라는 상징물이라고 해요.
◆베트남-쭝투
베트남의 추석은 '쭝투'라고 불린답니다. '가을 중순'이라는 뜻인데 쭝투 역시 우리나라와 똑같이 음력 8월 15일이에요. 이날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는 건 우리나라와 같고요, 마을 사람들이 북을 치고 사자춤을 추면서 가가호호 돌면 집에 있는 사람들은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 사례를 하기도 한대요.
쭝투는 베트남 어린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명절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베트남은 쭝투를 '어린이들의 명절'로 부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쭝투 전날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가 많이 열린대요. 베트남에서도 중국처럼 '빤 쭝투'라는 월병을 만들어 먹으면서 지인들과 가족의 건강과 성공을 빈대요.
◆미국-추수감사절
이번에는 서양으로 가 보자고요. 서양에서도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는 날을 만들어 명절로 보내는데,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가장 대표적이랍니다. 매년 양력 11월 넷째 주 목요일이 추수감사절이래요. 추수감사절은 영국에서 신대륙인 미국으로 이주한 백인들이 정착해 처음으로 수확한 곡식을 하느님께 바치고 경작법을 가르쳐 준 토착 원주민을 초대해 함께 음식을 나눠 먹은 데서 유래한 명절이에요.
추수감사절을 상장하는 대표적인 음식은 바로 칠면조 구이랍니다. 첫 추수감사절 때 새 사냥을 갔던 사람이 칠면조를 잡아와 먹기 시작하면서 칠면조 요리는 추수감사절 대표 음식이 됐죠. 일부 지방에서는 이날 식탁에 5개의 옥수수를 올려놓는데, 이는 청교도들이 식량난으로 고생할 때 한 사람의 하루 식량으로 배당되었던 옥수수 5개를 의미하는 거래요. 또 어른들은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해서 추수감사절 다음날 시작되는 각 쇼핑센터의 엄청난 할인행사를 기다리기도 해요.
◆독일-에른테당크페스트
독일의 추석은 '에른테당크페스트'(Erntedankfest)라고 부르는데 대개 10월 초에 열려요. 하지만 날짜나 행사가 동네마다 다른 경우가 많아요. 맥주, 포도 등 특산품이 있는 지역 중심으로 '동네 축제' 형식으로 열리기 때문이죠. 뮌헨의 대표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도 에른테당크페스트의 한 부분으로 열려요. 옥토버페스트는 16일간 축제를 여는데, 10월 첫째 주 일요일을 마지막 날로 잡아요. 이외에도 7월부터 10월 사이에 라인강, 마인강, 모젤강 일대에서 열리는 '포도축제'도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의미에서 열리는 축제라는 점에서 추석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어요.
◆프랑스-투생
프랑스에서는 11월 1일을 '투생'(Toussaint), 또는 '만성절'이라고 부르는데 이날의 풍습이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하답니다. 이날은 가톨릭의 모든 성인을 기리는 날인데 프랑스 사람들은 투생 때 돌아가신 분들의 묘소를 찾아 꽃을 바친대요. 이날이 되면 파리 시내의 대형 공동표지와 위인들의 묘지에는 많은 꽃다발이 쌓인다고 해요.
프랑스 사람들은 투생 전후로 휴가를 보내기도 하고 학생들은 약 2주간 짧은 방학을 보내기도 해요. 공공기관도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는답니다. 투생은 미국에 전해지면서 '핼러윈'이 됐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좋겠네요.
◆러시아-성 드미트리 토요일
러시아는 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을 '성 드미트리 토요일'이라고 해서 우리의 추석과 비슷한 하루를 보내요. 이날은 원래 1380년 몽골군을 상대로 러시아에 큰 승리를 안겨 준 드미트리 돈스크 공이 전사자를 추모하던 날이었대요. 당시 러시아의 국교인 '러시아정교회'에서 이날을 '성 드미트리의 날'로 정하고 전사자와 조상을 추모하는 날로 보내다가 점점 추수감사절의 의미도 띠게 됐대요.
러시아 사람들은 성 드미트리 토요일이 되면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 햇곡식으로 빚은 보드카를 나눠마시고 햇곡식과 햇과일 등으로 만든 음식을 가족, 친척들과 나눠 먹어요. 이 부분도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똑같다시피 한 풍습도 있답니다. 이날은 돌아가신 분의 묘소를 찾아 주변의 새들을 위해 햇곡식을 모이로 던져주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고수레' 풍습과 비슷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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