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 산림직 공무원 가운데 최장수로 무려 37년간을 산에서, 산을 보고, 산을 연구하며 살아온 '산 박사' 최주대(64). 안동에 있는 산림박물관 건립의 산파역이다. 1970년부터 시작한 공직생활을 2007년에 마무리했다. 그동안 땅 위에 보이는 산만 바라보다가 땅속도 알아야겠다며 환경설계 분야 석사, 응용탐사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한 좀 '유별난' 데가 있는 사람이다. 박사 학위는 영남대에서 공직을 떠나던 해 받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교수들이 논문심사 지도를 맡았지만 그들 조상묘의 풍수를 봐주고 해설을 해주었더니 두말 않고 학위를 주더란다. 영남대에서 7년째 풍수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여느 풍수와는 조금 시각이 달랐다. 어지간해서는 풍수를 잘 봐주지도 않는다. 봐도 사례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 연구를 위해서는 어디라도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풍수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때 검토해야 할 부대조건을 추가로 들어서 설명했다. 명당이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고 아래와 같은 조건도 만족시켜야 한다고 했다.
합목적성이 첫 번째다. 목적에 부합하는 위치인가에 따라 판정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자연스러움이다. 건물의 접근성도 좋아야 하고 진출입도 쉬워야 한다. 무리수를 동반하는 곳은 후순위라고 했다. 자연친화적이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된다.
주변과의 조화도 필요하다. 상생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과의 조화도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도 이 항목에 포함된다.
안전성도 필수요소다. 아무리 명당으로 보여도 자연재해든 인재(화재, 정전, 위험물 안전사고 등)든 재해로부터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쾌적한 환경인가도 필수 고려요소다. 소음과 진동, 악취 등 유해환경의 방해를 받지 않는가를 본다. 맑은 공기와 좋은 전망은 필수다.
보속성 즉 지속가능성도 있다. 오래도록 이용이 가능하고 유지보존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이한 외형이나 구조일 경우 지속성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최주대는 이런 원칙을 종합해 보면 "명당은 지극히 상식에 부합하는 곳"이라고 요약했다. 물건도 제자리에 놓여 있어야 본래의 용도로 쓰임새가 있는 법이며 사람도 집도, 묘지도 제자리를 찾는 것이 좋은 터를 잡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예사로이 하는 행동들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은 나쁜 전조가 나타난 것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 사람들치고 상식적인 사람들이 잘 없고 그 사람들의 조상묘 터를 보면 분명히 그런 현상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수십 년간의 체험 결과라고 강조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몸이 건강하고 마음도 편안해하는 사람들이 인간관계도 원만한 법"이라며 "인간관계의 기본은 가정이며 가정이 무난한 사람들의 조상묘를 살펴보면 명당은 아니라도 비교적 좋은 터인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 순서의 반대로 묏자리를 보면 후손의 발복 여부도 알 수 있을 만큼 그대로 나타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동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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