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씨름 입문 3년 점촌중 오정민, 올해만 5관왕

타고난 체격에 고된 노력의 결과, 전국씨름선수권 아깝게 銀그쳐

미래 천하장사를 예약한 점촌중의 오정민이 이달 1일 제52회 경북도민체전이 열린 씨름장에서 이춘대 교장을 안고 포즈를 취했다. 김교성 기자
미래 천하장사를 예약한 점촌중의 오정민이 이달 1일 제52회 경북도민체전이 열린 씨름장에서 이춘대 교장을 안고 포즈를 취했다. 김교성 기자

씨름판을 뜨겁게 달굴 미래의 천하장사가 문경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점촌중 3학년 오정민(16)이다.

그는 올해 중등부에서 가장 무거운 체급인 장사급(120㎏ 이하)에서 전국 5관왕에 올랐다. 제44회 회장기 전국장사씨름대회를 시작으로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 제43회 전국소년체전, 제28회 전국시'도대항 장사씨름대회, 제51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까지 내리 5차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오정민이 장사 타이틀을 놓친 건 한 차례다. 전국소년체전 후 6월에 열린 제68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때 그는 "방심하면 안 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올해 남은 마지막 대회인 제11회 학산 김성률배전국장사씨름대회(20~24일, 창원시)에서 대망의 6관왕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 그는 대한씨름협회로부터 2014년 최우수선수로 무난히 선정될 전망이다.

점촌중에 입학하면서 씨름을 시작한 오정민은 입문 3년 만에 꽃을 피우고 있다. 타고난 신체조건(185㎝, 120㎏)에다 지도자로 만난 점촌중 이춘대 교장과 김선곤 감독의 지도력, 고된 훈련을 이겨낸 노력이 어우러진 덕분이다.

그의 아버지 오무섭(44) 씨는 엘리트 씨름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중학교 시절 체육교사였던 이 교장에게 씨름을 배웠다. 이런 인연으로 오 씨는 모전초교를 졸업하고 점촌중에 진학한 아들을 씨름선수로 키워 달라고 이 교장과 김 감독에게 부탁했다. 김 감독은 중1 때부터 서두르지 않고 체계적으로 그를 지도했다. 1학년 때 75㎏급에서 시작한 그는 2학년 때 90㎏급을 거쳤고, 올해 장사급으로 몸무게를 자연스럽게 조절했다.

이 교장은 "정민이는 지난해까지 전국대회에서 은메달 1개에 그쳤지만, 결과적으로 체중조절을 하면서 단계를 잘 밟은 것이 올해부터 효과를 내고 있다"며 "낮은 체급부터 했기에 그는 손, 발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기술을 구사한다"고 했다. 그는 이 교장의 평가대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선수의 전매특허인 들배지기 대신 잡채기를 주특기로 구사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안다리 기술과 들배지기를 무기로 하고 있다.

오정민은 내년 문창고로 진학한 후에는 몸무게를 좀 더 늘릴 계획이다. 그는 "경북 출신의 천하장사 이태현을 가장 좋아한다"며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운동해 민속씨름대회에서 장사 타이틀을 거머쥐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씨름 지도자로 활동하다 얼마 전 지병으로 숨진 쌍둥이 동생의 유언을 받들어 선수 육성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이 덕분에 점촌중은 씨름 명문학교로 자리 잡고 있다. 정창욱(경기대), 김성영'이재섭(이상 문창고) 등은 점촌중 시절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김 감독은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을 생각하며 선수 지도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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