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판을 뜨겁게 달굴 미래의 천하장사가 문경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점촌중 3학년 오정민(16)이다.
그는 올해 중등부에서 가장 무거운 체급인 장사급(120㎏ 이하)에서 전국 5관왕에 올랐다. 제44회 회장기 전국장사씨름대회를 시작으로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 제43회 전국소년체전, 제28회 전국시'도대항 장사씨름대회, 제51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까지 내리 5차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오정민이 장사 타이틀을 놓친 건 한 차례다. 전국소년체전 후 6월에 열린 제68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때 그는 "방심하면 안 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올해 남은 마지막 대회인 제11회 학산 김성률배전국장사씨름대회(20~24일, 창원시)에서 대망의 6관왕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 그는 대한씨름협회로부터 2014년 최우수선수로 무난히 선정될 전망이다.
점촌중에 입학하면서 씨름을 시작한 오정민은 입문 3년 만에 꽃을 피우고 있다. 타고난 신체조건(185㎝, 120㎏)에다 지도자로 만난 점촌중 이춘대 교장과 김선곤 감독의 지도력, 고된 훈련을 이겨낸 노력이 어우러진 덕분이다.
그의 아버지 오무섭(44) 씨는 엘리트 씨름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중학교 시절 체육교사였던 이 교장에게 씨름을 배웠다. 이런 인연으로 오 씨는 모전초교를 졸업하고 점촌중에 진학한 아들을 씨름선수로 키워 달라고 이 교장과 김 감독에게 부탁했다. 김 감독은 중1 때부터 서두르지 않고 체계적으로 그를 지도했다. 1학년 때 75㎏급에서 시작한 그는 2학년 때 90㎏급을 거쳤고, 올해 장사급으로 몸무게를 자연스럽게 조절했다.
이 교장은 "정민이는 지난해까지 전국대회에서 은메달 1개에 그쳤지만, 결과적으로 체중조절을 하면서 단계를 잘 밟은 것이 올해부터 효과를 내고 있다"며 "낮은 체급부터 했기에 그는 손, 발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기술을 구사한다"고 했다. 그는 이 교장의 평가대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선수의 전매특허인 들배지기 대신 잡채기를 주특기로 구사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안다리 기술과 들배지기를 무기로 하고 있다.
오정민은 내년 문창고로 진학한 후에는 몸무게를 좀 더 늘릴 계획이다. 그는 "경북 출신의 천하장사 이태현을 가장 좋아한다"며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운동해 민속씨름대회에서 장사 타이틀을 거머쥐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씨름 지도자로 활동하다 얼마 전 지병으로 숨진 쌍둥이 동생의 유언을 받들어 선수 육성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이 덕분에 점촌중은 씨름 명문학교로 자리 잡고 있다. 정창욱(경기대), 김성영'이재섭(이상 문창고) 등은 점촌중 시절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김 감독은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을 생각하며 선수 지도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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