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참여마당] 시1-치사랑

자녀 둘 아등바등 길러 객지로 내보내니

그동안 몰랐던 아픈 부위들이 아우성을 친다

없는 살림에, 정신없이 애 둘 기르느라

내 한 몸 챙길 시간 없었는지라

이제야 내 몸 좀 챙겨 보려니

다리는 걷기를 거부하고, 이빨은 씹기를 거부한다

다리야 어찌어찌 하겠지만, 이빨은 도저히

못 먹으니 힘이 없고, 먹자니 소화불량이다

큰 용기내어 치과에 들르니

어르신 임플란트 하실 게 많아요

그도 안 되면 틀니라도 하셔야 해요

각오는 했지만, 통장 잔고는 바닥이고, 대출받아 갚기엔

너무… 늙. 었. 다.

틀니라도 해얄 것 같아, 죄스런 맘 갖고 애들에게 사정 얘길하니

지금 우리도 힘들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돈 좀 모아서 해드릴게.

그런 말 들은지 지금 몇 년 짼데

이것들이, 난 지들 클 때 빚내서라도 , 뒷바라지 다 했는데

가을 문턱에 들어서고 보니

마음이 스산하고, 복잡하고, 서글픔이 밀려와

주체할 수가 없다

이춘자(구미시 형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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