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전처 소생 손주들을 챙기는 시어머니와 친자식만 챙기는 며느리

EBS '다문화 고부열전' 18일 오후 10시 45분

경기도 양평. 해가 저물어 갈 무렵이면 언제나 집 앞 평상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두 고부가 있다. 4년 전 두 아들을 둔 남편과 재혼한 필리핀 며느리 파이카나 체리(35) 씨와 시어머니 정영순(69) 씨다. 같이 앉아 있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다르다. 체리 씨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사람은 남편. 하지만 시어머니는 전 며느리가 두고 간 손주들을 기다린다.

시어머니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중학교에 다니는 지금까지 두 손주의 엄마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시어머니는 결혼한 지 4년이 되었지만 두 의붓아들의 이름 한 번 다정하게 불러주지 않는 며느리가 서운하다. 일찍 일어나 아이들을 챙겨주면 좋겠지만 며느리는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까지 일어나는 법이 없다.

하지만 며느리도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아이들이 올 시간이면 거실로 슬쩍 나오기도 하고 공부하란 잔소리도 해본다. 그러나 아이들은 오로지 할머니만 찾는다. 그러니 친아들 형제만 챙기게 될 수밖에 없다. 엄마 역할을 하고 싶은 며느리와 전처 자식은 신경도 안 쓰고 친아들만 감싸고도는 며느리가 못마땅한 시어머니. 고부는 며느리의 고향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난다.

며느리와 오붓한 고부 여행을 기대했던 시어머니. 하지만 시어머니는 서러움에 목을 멘다. 낯선 필리핀 여행의 노고를 푸는 밤. 며느리와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며 같이 자려고 기다렸지만 며느리는 손주들을 데리고 2층으로 가버린다. 머나먼 타국 땅에서 외톨이가 되어버린 심정의 시어머니. 마음 상한 시어머니를 달래주기 위해 며느리와 친정가족들은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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