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그리는 화가 김성호 초대전이 10월 18일(토)까지 갤러리전에서 열린다.
김 작가가 즐겨 그리는 풍경은 새벽이다. 어슴푸레한 푸른 새벽은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작품 속 새벽은 사뭇 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실제 풍경을 대상으로 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새벽 풍경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빛에 대한 해석이 있다. 빛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모티브다. 그의 작품에는 항상 빛이 있다. 그래서 화면은 밝음과 어둠이 공존한다. 꿈틀거리듯 깨어나는 새벽 풍경도 그의 빛을 통해 새로운 표정으로 살아난다. 이는 빛에 대한 해석으로 화단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인상주의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나이프와 붓을 이용해 자신만의 빛을 완성시킨다. 그는 도심과 항구의 새벽녘 온기를 열적외선 렌즈로 포착하듯 나이프와 붓으로 담아 올린다. 작업 과정을 보면 마치 차가운 나이프와 유연한 붓으로 거대 도시의 기운을 파헤치며 새벽 기운을 길어 올리는 것 같다. 물감이 셀 수 없이 겹쳐지고 교차하는 과정을 거친 끝에 비로소 그만의 빛이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에게 빛을 그리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빛을 표현하거나 빛이 있는 풍경을 담아내는 단순 행위가 아니다. 그는 빛을 통해 따뜻한 에너지를 전한다. 각박한 현실 풍경을 희망 풍경으로 전환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빛으로 표현된 작가의 새벽은 서정적이며 희망적이다. 또 그의 새벽은 정지된 새벽이 아니라 흐르는 새벽이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수많은 새벽을 지켜본 뒤 가슴으로 받아들인 새벽 인상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새벽을 지키는 이유는 새벽이 가진 강한 힘 때문이다. 누군가의 하루가 마무리되는 새벽은 누군가에게는 힘찬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존재다. 삶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다시 달아오르는 새벽에는 존재의 깊은 아우성이 담겨 있다. 작가에게 새벽은 생명이요, 충만한 삶의 기운 그 자체다. 그의 새벽은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 요동치며 밝아온다.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는 진솔한 풍경인 셈이다.
박천남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작가의 새벽은 유리구슬처럼 반짝거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넨다. 그의 새벽 세상은 때론 역동적으로, 때론 휴식의 의미로 다가온다. 삶에 지쳤을 때, 인생이 먹먹할 때 마음으로 다가간 새벽은 작가에게 희망 풍경이었다. 그래서 작가는 새벽녘에 묻혀 있는 희망들을 부지런히 길어 올리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영남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서울, 제주, 광주 등 국내는 물론 베트남 하노이국립미술관 등에서도 전시회를 가졌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대구미술관 등 전국 주요 미술관과 기업체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053)791-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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