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끊고 싶다면 "단칼에" 피울 땐 "남 생각"

금연의 '왕도'-흡연 에티켓

담뱃값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흡연하는 사람들은 대개 두 가지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참에 끊어야지", 그리고 "아, 담배 피우는 게 무슨 죄라고!" 그래서 '이참에 끊으려는 사람'을 위해 어떻게 금연을 시작할 것인지, '난 죄인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적어도 담배로 인해 눈총받아 죽지 않는 방법을 알아봤다.

◆"이참에 끊어볼까…좋은 방법 없을까"

1. 단칼에 끊어라

많은 금연 관련 자료에서 외치는 말이다. 하루에 담배 반 갑을 피우는 사람이 5개비로 줄이기는 쉽지만, 5개비로 줄이는 것에 성공한 사람이 아예 끊기는 쉽지 않다는 것. 중구보건소 우혜경 금연상담사는 "담배 피우는 양을 점점 줄여 끊는 방법을 쓰다 보면 마지막에는 금연 결심 이전보다 담배를 더 많이 피우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 '식후땡'과 같은 담배를 찾는 습관을 버려라

흡연자들은 "식후땡은 불로장생"이라며 식사 후에 담배를 피우거나, 또는 화장실에 있을 때 배변에 도움을 받는다는 이유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흡연자들 대부분 니코틴 금단 현상이 강해서 담배를 못 끊는 것도 있지만 이런 흡연 습관 자체를 고치지 못해서 금연에 실패한다. 특히 담배는 장 기능을 약화시키므로 담배를 피워야 용변을 볼 수 있다는 건 담배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는 증거이므로 당장에 고쳐야 한다.

3. 주변 사람들이 한 달만 참아주자

니코틴의 금단 증상은 짧으면 1, 2주, 길면 한 달 정도 지속된다. 니코틴의 금단 증상으로 짜증을 비롯한 감정의 기복 심화, 온몸의 통증,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는데 이는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과정이다. 이때 주변 사람들이 성질을 받아주고 "힘내라"고 응원해주면 첫 고비는 넘기는 셈이다.

4. 술자리에서 비흡연자 사이에 앉자

술자리에서의 흡연은 "머리를 망치 두 개로 때리는 짓"이라고 할 정도로 위험하다. 술자리에서 담배 연기를 맡아 금연 욕구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물이나 채소 등을 먹으며 흡연 욕구를 달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비흡연자들이 있는 술자리라면 비흡연자 사이에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혜경 상담사는 "비흡연자 사이에 있으면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러 나가더라도 비흡연자와 술자리를 이어나가면 되기 때문에 대화가 끊기거나 심심하다는 핑계로 담배를 찾는 일이 사라진다"며 "술자리에서 담배를 참아내면 성공률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5. 담배 생각을 잊을 무언가를 만들어라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해소나 시간의 지루함을 때우는 용도로 담배를 찾게 마련이다. 하지만 니코틴은 스트레스 해소에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의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본인이 어떨 때 담배를 찾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그때 담배를 대체할 만한 다른 것을 찾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심심할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 생각이 날 때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걸거나 지압봉으로 손 지압하기 등 담배 생각을 잊는 다른 행동을 해 보는 것이 좋다. 심지어 '심호흡 3회'만 해도 흡연 욕구가 줄어들 수 있다.

6. 보건소, 병원을 찾아가자

금연은 주변의 도움이 아주 많이 필요한 행위다. 특히 각 기초단체의 보건소는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병이 있는지, 얼마나 담배를 피우는지에 따라 보조제를 처방해준다. 그리고 이것은 무료로 지급된다. 금연을 원한다면 당장 집이나 직장에서 가장 가까운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금연상담 예약을 잡아보자. 온라인으로도 금연에 관한 상담이 가능하다. 국림암센터의 '금연상담센터'(전화 1544-9030)나 보건복지부의 '금연길라잡이' 사이트를 이용하면 금연 방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꼭 피워야겠다면 이렇게라도…"

1. 동의를 얻고 피운다

흡연자들은 '내가 좋아서 피우는 것'이라고 하지만 담배 연기나 냄새라면 치를 떠는 사람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담배 연기를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접촉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간접흡연의 폐해로도 나타나기 때문에 흡연자라면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항목이다. 그렇기에 가급적이면 사람이 없는 곳에서 피우되 정말 피우고 싶다면 주변 사람들의 동의를 얻자.

2.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피우자

환기가 잘 안 되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면 결국 남은 담배 연기와 냄새로 인해 비흡연자들이 불쾌감을 호소하기 마련이다. 설령 실외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 담배 연기가 직접적으로 타인에게 닿는 곳이라면 눈총을 받는 건 시간문제다. 가급적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피우자. 그리고 흡연자를 위해 마련된 흡연구역 또한 통풍과 배기가 잘 되고 담배 연기나 냄새가 쉽게 공기에 희석될 수 있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

3. 길을 걸으며 담배 피우지 말자

소위 '길빵'이라고 해서 길을 걸으며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자칫 안전사고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일본에서는 길을 걸으며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버린 담뱃재 때문에 어린아이가 실명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보행 중 흡연에 대해서는 강력히 처벌하는 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성인남자가 불이 붙은 담배를 손에 쥐고 무심코 손을 내리면 대부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4. 담배꽁초를 잘 버리자

흡연자가 지탄받는 원인 중 하나가 담배꽁초와 담뱃재를 아무 데나 버린다는 점이다. 차 안에서 불이 붙어 있는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던지다 다시 차 안으로 날아와 시트에 불이 붙거나 뒷좌석에 앉은 사람들이 다치는 경우도 있다. 가급적이면 재떨이가 있는 휴지통 근처에서 피우고, 여의치 않다면 휴대용 재떨이를 들고 다니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5천원 안팎의 가격으로 휴대용 재떨이를 판매하고 있다.

5. 냄새 관리를 잘하자

비흡연자, 그중 혐연자들이 담배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냄새'다. 담배 특유의 냄새를 역하게 느끼는 사람에게는 담배 피우는 사람이 아무리 인격이 출중한 사람이라도 멀리할 수밖에 없다. 입 냄새를 없애는 껌이나 사탕, 옷에 밴 담배 냄새를 없애는 섬유탈취제 등 시중에 담배 냄새를 없애는 아이템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 담배 냄새를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화섭 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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