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평가는 대학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데 9월 모의평가는 6월 모의평가와 더불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 시험은 실제 수능시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유추해볼 수 있는 주요 자료인 셈이다. 사설 모의고사와 달리 9월 모의평가는 재학생은 물론 대학입시에 다시 도전하려는 졸업생들도 대거 치르기 때문에 이 시험 결과로 전체 수험생 가운데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가늠할 수 있다. 송원학원과 함께 9월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정시모집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 학과를 예상해보고 남은 기간 수능시험 준비 전략도 살펴봤다.
◆'국어와 영어 쉬웠다', 9월 모의평가 상세 분석
올해 수능시험에서 영어는 지난해와 달리 통합형으로 치른다. 하지만 국어와 수학 경우 지난해처럼 쉬운 수준인 A형과 그보다 어려운 B형 등 수준별로 나눠 시행된다. 애초 평가원은 영어 난이도를 지난해 A형과 B형의 중간 정도로 출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를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교하면 국어는 A, B형 모두 상당히 쉽게 출제됐고 수학은 A, B형 모두 다소 어려웠다. 영어는 지난 6월 모의평가 때보다는 어려웠으나 지난해 수능시험보다는 상당히 쉬웠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살펴봤을 때 9월 모의평가 경우 ▷국어 A형 4.19%, B형 5.34% ▷수학 A형 0.38%, B형 0.52% ▷영어 3.71%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시험에선 ▷국어 A형 1.25%, B형 0.92% ▷수학 A형 0.97%, B형 0.58% ▷영어 A형 1,13%, B형 0.39%였다.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영어 모두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특히 국어는 A, B형 모두 표준점수 최고점(124점, 122점)이 1등급 커트라인이었다.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영어도 만점자 비율이 3%를 웃돌 정도로 쉬웠다. '물 수능' 논란을 빚었던 6월 모의평가(만점자 비율 5.37%) 때보다는 어려웠지만 상위권 사이에 확실히 경계를 긋기는 힘든 수준이었다.
이번 시험에선 국어가 너무 쉬워 실제 수능시험 때는 이보다 까다롭게 출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렇다 해도 애초 교육부가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힌 만큼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어와 영어가 전반적으로 쉽게 나온다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수학이 당락을 좌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점수대별 지원 가능 대학과 학과는?
송원학원은 9월 모의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한 배치기준표를 내놨다. 지난해 입시 결과와 이번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의 지원 성향을 반영하고 복수 지원과 학부제 시행 등의 변수를 고려한 자료다. 다만, 대학별 모집 단위의 영역별 조합 유형에 따라 지원 가능 점수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배치기준표에서 영역별(국어, 수학, 영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만점은 표준점수로 각 200점, 백분위는 각 100점 기준이다. 다만 탐구영역은 과목별 점수를 더해 표준점수 200점, 백분위 100점으로 환산한 것이다. 따라서 4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은 표준점수 800점, 백분위 400점이 만점이 된다.
9월 모의평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 표준점수(800점 만점)로 볼 때 인문계열 경우 서울 중위권 학과와 대구경북 상위권 학과는 495점 이상, 대구경북 중'상위권 학과는 478점 이상 받아야 지원해볼 만하다. 대구경북 4년제 대학 지원 가능 점수는 393점 이상이다.
자연계열 경우 대구경북 대학의 의예'한의예는 509점 이상, 서울 중위권 학과와 대구경북 상위권 학과는 485점 이상이면 합격을 노려볼 만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경북 4년제 대학 지원 가능 점수는 382점 이상이다.
인문계열 중 표준점수로 서울대 최상위권 학과인 경영대학의 지원 가능 점수는 527점 이상이고 경북대 영어교육은 510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교대는 495점(백분위 350점) 이상이면 지원해볼 만한다.
자연계열에선 의예과의 위상이 높았다. 표준점수로 따져 본 지원 가능 점수는 ▷서울대 의예 529점 이상 ▷연세대 의예, 성균관대 의예, 울산대 의예는 527점 이상 ▷가톨릭대 의예, 고려대 의과대학, 중앙대 의학부, 연세대 치의예, 한양대 의예는 524점 이상 ▷경희대 의예, 경북대 의예는 521점 이상 ▷경북대 치의예는 519점 이상 ▷영남대 의예, 계명대 의예, 대구가톨릭대 의예는 517점(백분위 386점) 이상인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시험 예상 출제 경향과 대비 전략
국어 A형은 한 문제만 틀려도 당락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어 A형은 주로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다. 자연계열에서 우수한 수험생들이 대부분 A형에 응시하기 때문에 실수 한 번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9월 모의평가는 아주 쉬웠는데 국어 A형 응시자들의 수준을 고려해 몇 문제는 다소 까다롭게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학 B형 응시자는 9월 모의평가 때보다 실제 수능시험에서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생각해 수학 공부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모의평가에서 B형에 응시, 5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들이 실제 수능시험 때는 A형으로 바꿔 응시하면서 B형 응시 인원 자체가 줄게 돼 상위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줄기 때문이다.
6,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을 고려하면 실제 수능시험 때도 국어와 영어의 난도는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학과 탐구 영역의 난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공산이 커졌다. 탐구 영역이 국어, 수학, 영어에 비해 반영 비율은 낮더라도 그 영향력만큼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시험은 11월 13일 치러진다. 남은 기간은 40여 일뿐이다. 9월 모의평가는 올해 수능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 대부분이 치른 것이다. 따라서 이번 모의평가 성적은 전체 수험생 중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 위치인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다. 이를 바탕으로 어느 영역이 취약한지 파악해 꼼꼼히 챙겨야 한다.
지난해 수능시험 문제와 EBS 교재의 연계율은 70%를 넘나들었다. 9월 모의평가도 마찬가지여서 올해 수능시험의 출제 경향도 비슷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당연히 수능시험 당일까지 EBS 교재를 손에서 놓아선 안된다. 다만 영역별로 고득점을 올리려면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는 고난도 문항을 대비해 깊이 있는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
국어와 영어가 쉽게 나올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수학뿐 아니라 탐구 영역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탐구 영역을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기본 개념을 착실히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하겠지만 필수 개념을 자세히 챙겨보고 놓친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기출 문제를 통해 그 개념들이 어떻게 문제화되는지 살피는 게 좋다. 6, 9월 모의평가를 통해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내용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도움말=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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