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궁을 쏴보실래요, 양궁을 해보실래요?"
예천 세계활축제장에서 단연 인기를 모으는 곳은 바로 국궁, 양궁체험 행사장이다. 15일부터 19일까지 한천공원 축제장 일원에서 관광객들이 실물 활을 이용해 직접 활쏘기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국궁 체험장은 전통복장을 하고 역사 속의 명궁이 되어 한 편의 영화처럼 활쏘기를 배울 수 있다. 체험도 체험이지만 영화 속의 주인공이나 역사 속의 인물이 되어 활을 쏘는 등 실질적인 체험이 가능하도록 꾸며져 있다. 모두 15개의 사대에 활과 화살통, 그리고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가림벽이 설치되어 있으며 체험비용은 1인당 화살 10발에 3천원이다. 기준점수를 획득한 참가자에게는 3천원 상당의 농산물 상품권을 지급한다.
행사 관계자는 "국궁 체험장은 초보자들도 쉽게 활시위를 당겨볼 수 있도록 탄력이 약한 활을 마련해두고 있다"며 "세계활축제장 내에서 관광객들의 최고 인기 코스가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한편 축제추진위 측은 하루 평균 9시간의 국궁체험장 운영으로 모두 800여 명의 참가자로부터 일일 250만원, 축제 기간 내 총 1천2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궁장과 더불어 양궁체험장도 운영된다. 양궁체험장은 참가자들이 대한민국을 빛낸 양궁선수가 되어 볼 수 있도록 체험장 이미지를 꾸몄다. 역대 양궁선수들도 참가해 활 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는 이 체험장도 1인당 체험비용은 3천원, 기준점수를 획득한 이에게는 체험 비용에 상당하는 상품권을 제공한다.
화살이 안전벽을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천막 내부에 두꺼운 스티로폼을 설치해 관광객들의 안전을 도모하면서 양궁체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있다.
문형철 예천군청 양궁팀 감독은 "참가자들이 모두 양궁 국가대표 선수라는 착각이 들 수 있도록 체험장 분위기를 꾸미고 도우미들의 친절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면서 "체험 과정에서 '예천은 세계 활의 중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예천활은 각궁·단궁·복합궁"
◆50년 고집 경북무형문화재 권영학 '궁장'에게 듣는 예천 전통 활 제작방법
"양궁과 국궁의 공통점은 사람은 활을 이기고 활은 화살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과 활과 화살이 삼위일체가 되어 무아의 세계에서 오직 과녁의 중심만을 생각하는 것이 바로 활을 쏘는 사람의 자세이다." 활의 고장 예천에서 50년 동안 전통 활을 제작해 오고 있는 권영학 궁장이 항상 활을 쏘기 전 마음속으로 되새기는 말이다. 권 궁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활 제작기술과 활 솜씨를 가진 무인이자 장인이다.
권 궁장은 "작은 표적이 크게 보이고 멀리 있는 표적이 가깝게 보이는 무아의 순간에 화살을 놓아 보내야 하는 것이다. 다만 화살이 과녁의 중심으로 마음과 정신을 조용하게 싣고 가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 자만이 명궁의 경지에 이른다"고 말했다.
전통 활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단궁, 장궁, 복합궁으로 분류되며 재료에 따라 목궁, 철궁 등 10종류가 있다. 지금은 물소뿔로 만드는 각궁만 남았다. 예천 활은 각궁으로 길이는 단궁, 구조상으로는 목편, 죽편, 각편 등을 모두 사용해 만드는 복합궁이다.
주재료로는 물소뿔, 산뽕나무, 대나무, 쇠심줄, 민어 부레, 화피(자작나무껍질), 명주실 등 일곱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활은 습하지 않은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만들며 활 한 장을 만드는 데 300번 이상 손이 가야 하는 정성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대나무를 잘라 구워서 평면이 되도록 펴 준다. 그다음 몸통인 대나무의 양끝에 뽕나무를 연결하고 손잡이 부분엔 참나무를 가운데 붙인다. 그리고 활 가운데 물소뿔을 붙이고 바깥쪽에 민어 부레 풀과 배합한 쇠심줄을 붙여준다. 끝으로 자작나무 껍질을 겉에 붙이면 예천 전통 활이 완성된다.
권 궁장은 "예천 활의 특징은 활대에 있으며 대와 산뽕나무로 이루어진 기본 활대 안팎으로 참나무와 물소뿔을 접착시켜서 활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완성된 활이라도 활의 균형과 대칭을 맞추기 위해서는 활과 씨름을 하다시피 잡아당기고 구부리기를 수십 번 반복해야 탄력 좋은 훌륭한 예천 활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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